삼성전자 갤럭시s3


삼성전자 갤럭시S2를 세상에 처음 알리기 위한 이미지 컷들을 촬영했습니다.
워낙에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촬영세트 이미지나 작업과정의 기록을 남겨둘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결과물 위주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품 발표 이전에 제품의 구체적인 스펙이나 디자인이 유출됨으로서 메이커는 어마어마한 매출의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보안유지를 위해 많은 신경을 쓰게 됩니다.

 

신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있는 최고의 정점에서 한 번에 터트려야 그 파급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조금조금 씩 새어나오는 정보들로 인해 소비자들이 이미 알고 있게 되어 식상해하거나 경쟁사에서 모방이나 견제 할 수 있게 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면 그것은 천문학적인 매출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galaxy_04.jpg

  

제품의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진도 촬영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동영상도 제작해 두어야하는데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그런 작업들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직접 제품을 만들어야하는 생산 라인에서의 보안까지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보안 유지를 위해 담당 스텝 분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이만 저만 한 것이 아닌 것 같아보였습니다.

 처음 촬영의뢰를 받았을 때 이 제품이 갤럭시S3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고 워낙 비중 있는 제품이고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필요한 촬영장비들을 등록하고 삼성전자 안으로 들고 들어가 촬영해야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대부분의 촬영을 스튜디오 안에서 해왔고 비교적 모든 것이 갖추어진 스튜디오 안에서도 실제로 작업 중에 벌어지는 돌발 상황들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보니 꼭 필요한 장비와 물건들을 추려 넘버링하고 그것들만 반입이 허용되는 상황 속에서 바로 다음 날 혼자 촬영을 진행한다는 것이 불가능 해 보였습니다. 결국 촬영을 못하겠노라 정중하게 말씀드려야 했지요. 아쉬움 속에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 무렵 뜻밖의 다른 경로를 통해 같은 촬영 의뢰가 들어왔고 이례적으로 제품을 스튜디오로 반출하도록 어렵게 허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연 끝에 결국 저희 스튜디오에서의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GALAXY_01.jpg

보안 담당자가 함께 출근을 했고 촬영용 컴퓨터의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촬영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들을 한 곳에 모아 엄격한 관리를 받았습니다. 외부인의 스튜디오 출입이 금지된 상태에서 오랜만에 스튜디오를 방문한 지인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고 그런 상황 속에서 아름다운 갤럭시S3와의 힘들고 외로운 전쟁(?)을 한바탕 치루어 내야 했습니다. 촬영이 마무리 된 후에도 광고주의 보안은 매뉴얼대로 매우 엄격했습니다. 촬영된 이미지를 CG업체로 가져가서 후반보정작업을 해야 하는데 임병호스튜디오 밖으로의 반출이 엄격히 금지되었고 결국은 그래픽전문가 세분이 며칠 동안 저희 스튜디오로 출퇴근을 하며 보안담당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밤을 새워 후반보정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처음 만난 갤럭시 S3의 모습은 면과 면이 만나는 경계선과 모서리선이 느껴지지 않는, 그래서 물방울처럼 부드러운 곡면의 느낌이 유연한 첫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물컵에 물이 가득 담겨진 채로 넘치기 직전의 모습이랄까.. 거기에다 손가락을 터치하면 물결치며 파동이 일어나는 새로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삼성터치위즈)까지 적용함으로서 디자인과 동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GALAXY_02.jpg

제품의 컬러는 두 가지로 페블블루와 마블화이트. 블루제품에는 가는 헤어라인이 새겨져 있고 그 위에 유약을 쏟아 부은 듯 고급스런 하이글로시 느낌으로 빛나고 있었고 화이트제품은 플라스틱이 아닌 세라믹의 도자기 느낌으로 은은한 광택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광고주가 핸드폰제품에서 검은색을 탈피했다는 점은 상당히 큰 변화이고 새로운 시도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한눈에 보아도 촬영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겠구나 싶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조명은 재질과 컬러에 따라 틀려져야하는데 블루제품과 화이트제품은 같은 모양의 같은 제품이지만 그 조명 방법은 매우 달라져야 했습니다. 블루제품은 빛을 많이 흡수하므로 노출을 많이 줘야했고 표면의 헤어라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확산광 보다는 강한 다이렉트 조명을 예각으로 써줘야 합니다. 디퓨저(확산판/빛은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트레펄지 혹은 유백색 아크릴판) 없이 다이렉트 조명으로 글로시한 제품을 비출 경우 하이라이트 부분이 강하게 번들거리면서 고급감이 사라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확산광을 적당히 섞어서 사용해야 합니다.

  블루 정면 컷의 경우 제품의 탑 약간 앞쪽에서 메인조명을 비추면서 가장 얇은 그램(g)의 습자지 같은 트레이싱페이퍼를 조명가까이 설치하여 강하지만 부드러운(?) 빛을 만들어 제품의 헤어라인을 살려주고 좌우 양쪽에 탑 조명보다 약하고 부드러운 확산광으로 제품의 외곽라인들을 살려주었습니다.  메인 탑 조명과 제품사이의 얇은 디퓨저가 조명에 가까울수록 헤어라인이 명확히 살고 제품에 가까울수록 부드러운 고급감이 강조되므로 결과를 보면서 디퓨저의 적당한 위치를 결정하게 됩니다.

 galaxy_05.jpg

화이트제품의 경우 밝은 부분의 디테일이 날아가지 않으면서도 칙칙한 회색이 되지 않도록 밝기 조절이 중요하고 세라믹 광택의 느낌을 살려야 하므로 부드러운 확산광이 메인을 이루면서 강한 스팟 조명이 살짝 묻어나도록 연출합니다. 보통은 모노헤드에 허니컴 그리드를 장착하고 조금 멀리 떨어진 카메라 뒤쪽에서 필 라이트처럼 제품을 향해 다이렉트로 쏘아 글로시한 광택의 효과를 줍니다. 

올 해 초, 기존 무선제품 이미지들에 대한 컨설팅작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기존의 이미지들이 조금 과한 보정작업을 거친 때문인지 너무 일러스트(그림)같은 느낌이 강해지는 경향에 대해 말씀을 드렸고 앞으로는 가능한 한 “사진적인 자연스러움”을 살려야한다는 의견을 담아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하여 전달한 일이었습니다.

컨설팅.jpg

전달 후 이렇다 할 반응 없이 몇 주가 지난가운데 이 번 갤럭시S3 촬영을 위한 회의 자리에서 전체적인 촬영의 방향과 톤들에 대해 일정부분 제가 제안 드렸던 의견들이 반영된 것을 볼 수 있었고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갤럭시S3 제품 컨셉은 “자연스러움”이었고 블루제품에는 샘플 촬영 때 바닥으로 사용된 것과 같은 헤어라인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사진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해 모든 촬영은 누끼용(제품위주로 촬영하여 배경을 따로 합성하는 방식) 촬영이 아닌 배경을 함께 사용하도록 했고 특히, 바닥에는 헤어라인이 새겨진 스테인래스판을 사용하게 되어있었습니다.  바닥에 비춰진 제품의 투영된 이미지도 그래픽이 아닌 실제 투영을 그대로 촬영 했고 그것을 위해 목업제품이 아닌 실제 작동되는 런닝샘플을 어럽게 구해 촬영을 했습니다. 당시 양산된 제품이 없는 시기에서 최종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띄워 작동되는 제품으로 촬영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 모든 노력들은 “사진적인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들이었습니다.

galaxy_03.jpg

촬영이 마무리 된 후, 얼마동안의 마음 조리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이미지가 유출되지나 않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며 “갤3 디자인유출”등의 루머를 볼 때 가슴이 철렁 했었지만 다행히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나 디자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는 안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며칠이 흐른 5월3일, 언팩 런던 2012(unpacked london 2012)를 통해서 그동안 철통같은 보안 속에 베일에 싸여 있던 갤럭시S3의 발표가 무사히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그와 동시에 삼성전자 블로그 투머로우와 모든 매스컴을 통해서 이번에 촬영한 갤럭시S3의 이미지들이 전 세계를 향해 뿌려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품의 더 많은 훌륭한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갤럭시S3를 최초로 세상에 알리는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는 사실이 무척 감사했고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지금 제가 사용하는 구형 초기 아몰래드폰을.. 이젠 좀 바꾸라는 소릴 더 들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광고주/삼성전자  총괄/김소희, 최은정, 황윤진

진행/김훈배(ICgroup) 디렉터&CG/박민성(T9), 임원기(T9) 손모델/최현숙

  Camera/sinarP4×5, Schneider simmar-s 18omm lens, phaseone P45+digital back process/c1pro, lighting/ Broncolor Grafit A4, Elinchrome RX 1200&600

 

1 comment

Previous post Gallaxy S3 LTE 포스터
Next post 삼성전자 TBI 빌트인 가전 <진정한 자유를..>
image/svg+xml

Menu

Follow me

LIM BYUNG HO STUDIO

limphoto

작은 느낌들을 소중히…

보이는 빛은 찍을 수 있다.
보이는 빛이 전부가 아니다.
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있는 것은 비어있는 채로..

Instagram

Error validating access token: The session has been invalidated because the user changed their password or Facebook has changed the session for security rea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