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BI 빌트인 가전 <진정한 자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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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TBI 냉장고와 빌트인 가전 지면광고 촬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빌트인 냉장고시장의 대부분을 바이킹, 밀레, 키친에이드 등 고급수입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TBI냉장고가 업계에 진출했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제품을 출시하며 빌트인 가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TBI는 본래 True Built-In의 앞 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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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체료를 제외한 지면잡지광고의 진행예산으로 1억이 넘는 돈을 쓰는 광고는 그리 흔하지 않을 것입니다만,
그 만큼 퀄리티를 높여야 하는 비중이 있는 작업이란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 촬영용 대형 세트장에 주방세트를 제작해 놓고 그 곳으로 로케이션을 떠나야하는 일로 익숙한 스튜디오를 떠나 낯 선 공간에서의 촬영이 상당히 부담을 주었던 작업입니다.  

먼저 가까운 삼성 빌트인 대리점을 찾아 촬영할 제품들을 직접 보고 확인한 후, 테스트촬영을 통해 조명의 방법과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파악합니다.  세부적인 촬영 계획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단은 제품들을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를 생각하면서 촬영앵글을 생각해 둡니다.  그리고 비슷한 앵글들의 컷들을 묶어 촬영의 순서를 결정하고 대략의 시간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주어진 촬영 시간은 하루 동안이고 다음 날엔 다른 팀의 카다록 촬영이 잡혀있어 결코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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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할 주방 세트의 제작과 빌트인 제품들의 설치가 완료되어지는 시점을 고려하여 촬영 전날 촬영장소를 찾아 사전 답사를 했습니다.
전원공급, 공간의 크기, 천정 높이, 활용 가능한 장비등 현장 상황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돌아와 마지막으로 챙겨야 할 장비 목록을 수정하고 짐을 챙겼습니다. 촬영 당일은 새벽6시까지 촬영 장소에 도착해야 했고 기본적인 짐 정리와 세팅을 해 가면서 오전 7시경부터 촬영이 시작 되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던 데스크탑 컴퓨터와 19인치 LCD모니터를 가져와 설치하고 운반을 위해 분해했던 조명과 장비들을 조립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장비들을 가능한 한 스튜디오와 비슷한 환경이 되도록 잘 정리 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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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조명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우선 세트의 천정 높이가 일반 아파트 천정 높이 정도이고 흰색이었기 때문에 천정 바운스를 통한 전체적인 필라이트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제품이 스테인레스 재질이기 때문에 금속판의 반사면에 자연스런 계조를 표현하기 위하여 유백색 아크릴판이나 대형 트레펄지를 설치하고

두 개 이상의 허니컴스포트로 확산광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카메라는 잡지라는 최종 결과물의 해상도와 제한된 빠듯한 작업시간등을 고려하여 니콘 D3x로 결정합니다.  35mm dslr 답지 않게 디지털 백에 견줄 만큼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계조표현이 가능하고 나노코팅(Nano CrystalCoating) 된 샤프니스가 뛰어난 렌즈의 성능,  그리고 기동성과 조작 편리성 등을 생각해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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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세척기를 촬영할 때 세트 모습입니다. 왼쪽이 카메라, 오른쪽 CG19모니터가 보입니다.
처음으로 촬영을 시작한 제품은 식기 세척기. 계획한 대로 앞 커버를 15도 정도 열어놓고 세적기 내부의 그릇들이 보이면서도 앞 커버의 모습이 표현될 수 있는 반 측면에서 카메라 앵글을 잡습니다. 기울여진 전면 커버의 단순한 평면 안에 톤의 변화가 느껴지도록 해주면서 상단의 스텐 질감들이 자연스럽게 살 수 있도록 유백색 아크릴판 위의 허니컴스팟의 위치를 조절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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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세척기를 촬영한 A컷 원본 이미지 입니다. 사이즈만 줄여놓았습니다. 
세척기 내부에서 나오는 빛은 LED모듈을 사용합니다. 15개의 LED가 일자로 붙어있는 모듈에 12V를 연결해 주면 주광에 가까운 밝은 빛을 내게 되며 부피가 매우 작고 얇아 일반 전구보다 좁은 공간에 설치가 용이합니다.

촬영은 대부분 스튜디오를 암실로 만들어야 하며 셔터가 열리면서 스트로보를 동조시켜 기본 노출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2초정도의 장 노출로 내부의 LED조명과 앞 판넬 디스플레이 부분이 찍혀지게 됩니다. 세척기 내부의 그릇들은 단순한 형태로 무늬나 컬러가 없는 것들을 요청했고 내부의 불빛들이 잘 세어 나오도록 간격을 조절하고 LED의 위치를 조절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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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LED모듈과 암바색 젤라틴 필터, 중/12V 전원 어뎁터와 연결클립,  하/점등된 LED
전기레인지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가스오븐, 전기오븐, 워머 등)도 같은 방식의 LED를 사용하여 내부를 밝혀주어야 했는데 세척기나 워머등 흰 그릇을 밝히는 용도에서는 LED의 차가운 색온도가 오히려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만 내부에 음식을 담아야 하는 전기오븐과 가스오븐에서는 좀 더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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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오븐을 촬영할 때 세팅 모습입니다. 오븐 내부에는 LED모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바다가재를 넣은 전기오븐의 앵글은 거의 정면을 바라보기 때문에 광원을 숨길 수 없었고 오븐 내부 탑 위치에 따뜻한 빛을 내는 전구를 설치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얇은 LED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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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오븐 천정에 LED모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따뜻한 색감을 위해 암바색 젤라틴 필터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기존의 LED모듈위에 암바색 젤라틴필터를 길게 잘라 덮고 스카치테이프로 고정시켜 색온도를 낮출 수 있었고 음식에 어울리는 따뜻한 빛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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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전기오븐의 A컷 원본 이미지 입니다. 무보정 ONLY 리사이즈.
메인 제품인 TBI(True Built-In) 냉장고는 표면이 스테인레스로 되어있고 높이 210cm가 넘는 거대한 반사체입니다. 합판 5장을 이어 붙여 흰색으로 칠한 대형 반사판을 냉장고 왼쪽에 설치하고 카메라를 냉장고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에 설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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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I냉장고 정면 컷을 촬영하기위한 세트 전경입니다.

망원렌즈로 외곡이 최소화되도록 프레임을 잡은 후, 2~3개의 표준 리플렉터 조명으로 대형 반사판을 조명하여 냉장고에 반사되도록 하고 허니컴이 장착된 조명 2개를 냉장고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대각선 쪽으로 비추면서 입체감있는 톤의 변화와 그림자를 만들어 주면서 힘겹게 정면 컷을 소화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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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TBI 냉장고 정면 A컷 원본 이미지 입니다. 무보정 only 리사이즈.

이제 마지막 컷인 TBI(True Built-In) 냉장고의 로우앵글 메인 컷을 남겨둔 시간이 밤 10시, 냉장고 문들이 살짝 열린 모습을 약간 낮은 위치에서 바라보며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빛의 느낌들을 잘 살려야 하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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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I(True Built-In) 냉장고의 로우앵글 메인 컷을 촬영 할 때의 세트 전경사진입니다.
양 쪽 문 스테인레스 부분의 자연스런 계조 표현을 위해 열린 각도에 맞추어 왼쪽에는 대형 트레펄 롤지를 늘어뜨려  확산판을 만들어 주고  그 뒤에 허니컴 스팟 조명이 투과되도록 하였고 오른쪽은 정면 컷 촬영 때 사용했던 대형 반사판을 세워 허니컴 스팟 조명을 반사시켰 습니다.

 

신제품인 TBI 냉장고의 내부 조명은 상당히 많은 LED로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어 다른 보조 조명 없이 자체 조명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촬영시작 18시간 만인  새벽 1시 쯤 에서야 모든 촬영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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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시간동안 촬영한 제품 이미지A컷 원본들을 모아둔 이미지입니다. 무보정 only리사이즈.

여러분들은 어떠하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유독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못하는 편에 속합니다.  어린 시절 새 학기가 되면 새 친구들과 새로운 그룹에 적응하는 것들이 마음에 큰 걱정거리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평소 하던 방식을 고집 할 때가 많고 옷도 검정 혹은 무채색 의 늘 입던 옷들만 찾아 입습니다.  길도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려하고 음식점도 다니던 몇 군데만 다니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핀잔을 듣습니다…ㅎㅎㅎ

바람 쐬러 혼자 차를 몰 때도 양수리나 양평에 정해진 몇 군데만 돌아다니다 오곤 하지요.  촬영이 없는 날도 평소 하던 데로 새벽같이 스튜디오에 나와 앉아 있어야 마음이 편하구요. 사진을 찍을 때도 나에게 익숙해진 공간이나 장비가 아니면 실수 할까 봐 몇 배나 마음을 써야 합니다.  이번 촬영처럼 많은 장비들을 가지고 로케이션을 떠나야 하는 경우에도 혼자 작업을 해온 저로서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도 소유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쉽게 열등감을 느끼곤 하지요. 남들이 다 하는 것이라면 나도 꼭 해야 하고 남들이 좋다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 이고 다수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쫒아가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언뜻 보면 새로움을 추구하고 유행에 민감하고 앞서가는 것처럼 보여 질 수도 있겠지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깔들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가꾸며 살아가려는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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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되어 잡지광고로 레이아웃된 모습입니다.

자신만의 일관된 틀을 세워가려는 의지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움을 추구한다면 긍정적 변화와 발전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새로움만을 좆아 간다면 자칫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린 채로  다수의 군중 속에 가려져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는 비록 유행에 조금 뒤처지고 조금은 느리고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 하더라도 그동안 제가 쌓아온 삶의 틀을 가꾸고 너그럽게 바라보면서 그 속에 감추어진 자유와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살아보시지 않으시렵니까?

<  광고주 / 삼성전자    대행사 /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 고은하   
아트디자이너 / 김민정 
세트디자이너 / 조재석    스타일리스트 / 고혜경     어시스트 / 김원국  >

<  사용 장비 / Nikon D3x, AF-S Nikkor 24-70mm 2.8G ED,  Broncolor Graft A4,
Elinchrom style RX 1200&600, EIZO CG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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