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들 쌈장 “오이만 썰어놔도 반찬이 된다”

 

해찬들 쌈장 “오이만 썰어놔도 반찬이 된다.”편 입니다.
날 오이를 쌈장에 찍어먹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좀 더 세련되게 보여주는 것이 이번 촬영의 컨셉트 입니다.
오이로 무침이나 양념을 섞어 요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오이를 가지고 쌈장과 어우러진 모습을 촬영해야 했습니다.



촬영 시안입니다~*

보통은 손가락 만 한 크기로 오이를 썰어 접시에 담아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이번 촬영에서는 오이를 독특한 형태로 어떻게 자르는가가 관건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스톡(이미지 라이브러리)에서 “오이”란 검색어로 갖가지 형태의 오이사진들을 검색해 보고 자료를 찾아 회의를 거쳐 몇 가지 방향으로 압축한 뒤, 레퍼런스(reference/ “거래 상대방의 신용을 파악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용어”로 광고에서는 광고주가 실제 시안에 맞는 결과물을 예측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 )를 제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요리사진들은 많았지만 오이만을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보여지는 오이 이미지는 그 어떤 곳에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은 하루 날 잡아 “레퍼런스”를 위한 예비 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명절 연휴 중간에 스튜디오에 나와 오이로 작품(?)을 만들어야 했고 그 결과물들로 “레퍼런스”를 제시한 후, 그 중 광고주가 OK한 두 가지 형태로 본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원래의 시안은 접시위에 오이를 놓고 탑 위치에서 테이블의 여백까지 살려 접시전체를 보여주는 것 이었으나 너무 평면적이고 공간감이 없어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저와 AE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결국은 시안에 충실한 컷 하나와 앵글이 낮아지고 부분 클로즈업과 얕은 심도가 가미된 다른 한 컷 하나로 두 가지를 두 가지 형태로 모두 4컷을 촬영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원래의 촬영시안 대로 촬영된 이미지입니다..
오이의 썰어놓은 모양을 바레이션하고 이외에 실제로 더 많은 모양의 오이와 그릇들의 바레이션 컷들을 시도 하였습니다.


AE분과 저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클로즈업으로 촬영된 이미지들입니다.

여러 종류의 테이블보가 준비되었고 여러 형태의 다양한 접시들 가운데 카메라 테스트를 거처 가장 컨셉트에 맞는 배경 천과 접시를 선정했습니다. 육안으로 일반 실내조명 아래에서 보여 지는 것과 촬영될 조명과 앵글에서 여러 요소들이 합쳐진 가운데 파인더를 통해 보여 지는 소품들의 느낌은 사뭇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카메라 테스트를 거처 신중하게 선택되어 저야 합니다. 특히, 그릇은 빈 그릇일 때와 음식이 담겨있을 때의 느낌이 많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릇의 무늬나 컬러의 화려함 보다는 그 형태나 표면에서 느껴지는 재질감에 무게를 두고 선택함이 바람 직 합니다. 그릇 자체는 대부분 음식을 빛 내기위한 조연의 역할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명에대한 설명을 좀 드려보겠습니다.
탑 약간 뒤쪽에서 소프트박스가 필 라이트(콘트라스트 조절용으로 세트 전체를 부드럽게 조명)의 역할을 하도록 설치하고, 세 개의 허니컴 스포트 조명으로 하나는 메인 조명역할을 하도록 좌측 반 역광 위치에서, 다른 두개는 각각 탑 뒤쪽과 우측 반 역광 위치에서 효과 광으로 설치를 했습니다. 저는 낮은 심도(원하는 한곳에만 초점이 맞고 나머지 부분은 흐려지는 것)의 음식사진을 촬영 할 때 스트로보의 섬광 보다는 모델링 라이트의 지속광원을 자주 사용합니다. 눈으로 보여 지는 그대로의 느낌을 찍을 수 있고 온화한 색감이 음식사진에 어울릴뿐더러 조리개를 열어 얕은 심도의 사진을 얻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노출의 조절을 위해서는 모델링라이트의 광량으로 조절하기보다는(색온도의 변화가 있으므로) 조명의 거리나쎈터 존(조명의 중앙부/상대적으로 밝음)과 코너 존(조명의 주변부)의 밝기차이를 이용해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카메라 떨림을 최대한 방지하기위해 케이블 릴리이즈 사용은 기본이며 셔터를 누르기 전 몇 초의 여유를 두고 모든 미세진동(?)을 잠재운 뒤 신속하게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중형카메라에 디지털 백을 붙여 사용하는 경우, 특히 이번처럼 얕은 심도의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사진이 모니터에 뜰 때 마다 포커스 툴을 사용해 초점을 확인하고 매 번 셔터를 누를 때 마다 파인더를 통해 초점을 다시 맞추며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촬영하는 동안 뜨거운 조명으로부터 오이의 신선도를 지켜주고 수분의 증발을 막도록 레몬즙을 발라주는데 생각보다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연약한 무우순 들과 오이 속살들은 금방 시듦으로 셔터를 누르거나 파인더를 들여다 볼 때를 재외하고는 조명을 꺼두는 것이 좋으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촬영하려 노력해야합니다. 레몬즙을 과하게 바르거나 촉촉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서는(쌈장이 풀어지고 국물이 생김)안되며 글리세린(물과 1:1로 희석)이 든 작은 주사기와 바늘로 파릇한 무우순 잎사귀(?) 위에 한 방울 한 방울씩 물방울을 찍어 연출을 해야 합니다. 물론 출연(?)할 무우순 들은 작고 예쁜 것들을 골라 물에 담가두었다가 작은 핀셋을 사용해 쌈장 위에 꽂아야합니다. 하나씩…ㅎㅎㅎ

스튜디오에 있다보면 참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 그리고 사물들을 만나고 접하게 됩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지루하기도 하고, 어떨 땐 당황스럽기도 합니다..ㅎㅎㅎ  문득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곳에서 저와 만났던 많은 분들과 그 때 상황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마치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씩 밟고 오르듯.. 그 일들.. 그 분들과의 만남들이 이어져 지금 나의 모습이 만들어 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남 하나하나가 쌓여 좋은 관계와 멋진 기회들로 이어져 왔음을 깊이 깨달으며.. 나와 관계된 분들.. 내가 만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나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며 최선의 관계임을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해 봅니다. 비록 내 몸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돌아서 가더라도, 가녀린 무우순 에 주사바늘 한 땀 한 땀 물방울을 연출하듯.. 한순간 한순간을 그렇게 살리라고..

 

<광고주/해찬들 대행사/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안해익
AE/권현정 아트바이어/이연일 디자이너/최승아  컴퓨터아트워크/아이디(박준범)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소영 이수정>

[camera/FUJI GX680 180mm, phaseone P25 digital back process/c1pro,
lighting/ speedotron 4804 broncolor Grafit A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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