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그남자의 스타일”편

지금은 팬텍이 된 sk텔레텍의 신제품 (IM-S100) 핸드폰의 런칭(신제품을 처음 알리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광고) 이미지의 촬영이 있었습니다.

광고주는 이번 일의 전체 제작을 의뢰 할 대행사 선정을 위해 공개경쟁입찰( PT 또는 프리젠테이션 / 아이디어와 퀄리티, 견적 등을 공시한 후, 가장 우수한 시안을 제출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 을 실시했고, TBWA korea 출신의 크리헝그리(Crehungry / 대표:곽기철)가 선정되었습니다.

[ 촬영 썸네일 ]

저도 처음 PT단계부터 참여를 했고 PT용 시안 제작을 위해 실제 원고촬영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이틀 동안의 시안촬영을 겪어야했습니다.

[ 광고주에게 제시된 촬영시안 ]

먼저 제품의 커다란 특징들을 5가지(스타일, 카메라, mp3&멀티미디어, 전자사전 등)로 분류하고 각각의 특징들을 근거로 5개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외국인 모델과 거울을 사용해 거울 밖 실체와 거울 속 허상을 대비시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한다는 촬영 컨셉트를 가지고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남자 비즈니스맨을 타켓으로 개발된 제품이라 남자 모델을 출연시켜야한다는 것이 광고주의 생각이었고 처음 원안이었지만 <남자가 사용하는 물건>을 <남자가 광고한다면> <남자들이 흥미를 갖겠는가?>라는 포토그라퍼의 생각을 광고주가 받아들이면서 외국인 여자 모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촬영을 위해 높이 2m, 넓이 120cm 의 대형 거울을 세우고 거울 뒤에 합판 4장 길이로 흰 벽을 설치하고
거울 속에 비쳐질 배경을 위해서도 베니어합판 4장으로 만든 접이식 흰 벽을 설치했습니다. 각각의 이미지 마다 거울 뒤에 보여 지는 벽에 붙일 벽지를 선택해 교환해 주고 마찬가지로 거울 속에 보여지는 배경의 분위기도 벽지로 할 것인지 혹은 회색의 그라디에이션 배경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새로운 분위기로 바꾸어 가며 촬영을 합니다. 조명은 강한 콘트라스트를 염두에 두고 역광의 스포트라이트 들을 많이 구사하여 가능한 한 밝고 어두움의 대비가 강하게 표현 되도록 합니다. 의도적으로 역광의 광원들이 직접 렌즈 화각 안에 비춰지며 어느 정도의 플레어가 생기도록 하여 화려한 느낌과 라이브 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 촬영된 A 컷들 / 거울 밖 이미지(좌측), 거울 안 이미지(우측) ]

기본적으로 모델과 그 주변의 세트를 비추도록 탑 위치에서 소프트박스로 필라이트를 주고 3개의 허니컴 스포트로 역광의 위치에서 모델을 비추었습니다. 모델 뒤의 배경(거울 속에 비쳐지는 배경)을 비추도록 2개의 허니컴 스포트를, 거울 뒤쪽 벽을 비추도록 2개의 허니컴 스포트를, 마지막으로 금발 모델의 헤어라인을 살리기 위해 머리 위쪽 45도 위치에 허니컴 스포트까지, 모두 9개의 스트로보 헤드로 조명을 구성하였습니다.

[ 완성 이미지 / man’s look 편(위), homme style 편(중간), camera 편(아래) ]

각각의 이미지 마다 거울 밖의 실제 모습을 먼저 촬영하여 A컷을 결정해 놓은 후, 거울 속 대비되는 이미지를 따로 촬영해야 합니다. 이 때, 먼저 골라 놓은 거울 밖 실제 이미지에 맞게 합성될 위치를 정확하게 계산 하여 모델의 발 위치와 손 위치에 표시를 해 두고 카메라도 고정해 둔 다음, 모델이 거울 속 상황에 맞게 옷을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바꾸도록 하였습니다.

[ 완성 이미지 / 전자사전 편(위), mp3 편(아래) ]

평소에는 주로 후지 GX680 카메라에 페이즈원 P25 디지털 백을 사용합니다만 이번엔 케논 1DS MarkⅡ카메라에 28~70 줌렌즈를 사용하였습니다.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접근을 하기 위해 기동성을 선택한 것입니다. 보통 이 카메라는 4핀(카메라쪽)짜리 1394케이블로 컴퓨터와 연결 되는데 아시다시피 4핀 커넥터는 6핀에 비해 그 접속부분이 헐거워 자주 에러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디지털 촬영시 카메라와 컴퓨터 간에 연결이 매우 중요하며 촬영 도중에 자꾸 문제가 발생한다면 마치 스트로보 싱크로에 문제가 생기는 것(찰칵 했는데 스트로보가 안터지는 상황^^)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 고민하다가 카메라의 케이블 접속 부분에 특별한 장치를 만들어 단단히 고정시키고 촬영을 했습니다.

[ 1394케이블 지지대와 케논 1ds mark2 ]

1394케이블은 4.5m 까지가 권장 최대 길이이고 10m 길이의 특별한 케이블이 있긴 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집니다. 가끔 10m가 넘을 필요가 생기는 경우엔 컴퓨터를 옮기기도 해왔습니다만,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1394 허브(사진-datavideo/vp-314)를 만나게 되었고 테스트 해본 결과 15m까지 (10m 케이블-1394허브-5m 케이블)는 전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이커에서는 약간의 속도 저하가 있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 1394 케이블 연장용 허브 ]

이번 촬영에 앞서 시안촬영만을 위해서도 외국인 모델과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는 물론 촬영세트 제작과 통역까지.. 모는 스탭 구성과 준비가 실제 제작비용을 치루며 원고촬영 수준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끝없이 경쟁을 하다 보니 어떻게든 선택이 되어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간단한 스케치나 일러스트로 된 시안으로는 경쟁력이 약하고 이길 수 없다는 전반적인 요즘 분위기 때문에도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 시안에 사용된 이미지들 ]

아이디어도 좋아야 하겠지만 보여주는 형식과 퀄리티도 높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어 가다보니 실무 제작진의 상황들은 더욱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보통은 비중 있는 광고의 수주나 사안이 중대한 경우 경쟁 PT를 하게 되지만 요즘은 광고 건 수마다 PT를 하게 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10년 넘게 거래한 광고회사에서도 일 마다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저의 경우만 보더라도 안면 좀 있다고 대충 일 좀 달라고 하던 기존 사고방식과 자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면서.. 오늘도 흰 장갑을 낀 채로, 엡손 프린터로 뽑은 이번 사진들을 저의 포트폴리오 박스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광고주/sk텔레텍(펜텍) 대행사/크리헝그리
아트디렉터/곽기철 컴퓨터아트워크/노선희
스타일리스트/신승위 메이크업&헤어/
김영순 세트/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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