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나라”

“28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나라”

오늘 이야기할 삼성전자 기업PR시리즈, 훈민정음 편의 타이틀입니다.우리나라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기업PR광고. 그 컨텝트는 “세계적으로 내놓을만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들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대표기업임을 부각시키는 것.

 


컨셉트를 설정하는 제작 초기단계에서부터 과연 우리를 대표할만한 자랑스러운 우리문화에 어떤 것들을 넣고 빼고 할 것인가를
무척이나 고민했던 모양입니다. 3건의 시리즈를 제작하는데 시안을 제외하고도 7건의 원고 촬영을 해야 했고 3건 모두 두 번 세 번의 재 촬영을 거친 후에야 OK사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촬영한 것이 “젓가락”편이었고, 얼마 전 다루었던 “한복”편이 두 번째이고, 세 번째 소재가 이번에 이야기하고자하는 “훈민정음”입니다.

(“한복”편 과 “젓가락” 편)

그야말로 세계 어디에 내어놓더라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글, 그 훈민정음을 소재로 한 세 번째 광고가 제작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팔만대장경”안과 “거북선”안에 밀려 빛을 보지 못 하려나 했었지만 당당하게 컨택이 되어 재 촬영을 거친 후, 출고하게 된 것입니다.

 

(“거북선”안 과 “팔만대장경”안)

처음에는 훈민정음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상화 시키는가 에 대한 고민들을 했었는데, 훈민정음의 처음페이지와 함께 그 당시의 자음과 모음들을 주물 활자로 제작하여 표현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진행이 되었습니다.

 


먼저, 바닥에서60cm정도 높이로 박스를 놓고 그 위에 오래된 느낌의 나무판을 올려놓습니다.
오래된 고서들을 잘 펼쳐놓고 주물로 제작된 활자들을 자연스럽게 세팅한 후, 카메라 위치와 높낮이를 결정합니다.

 


오래된 고서의 적당한 페이지를 펼쳐놓고 훈민정음의 대표문구가 인쇄된 한지를 올려놓았습니다만 책의 사이즈와 한지의 크기가 맞지 않아
한지를 나중에 따로 촬영하여 합성해 넣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고 진행을 했습니다. 조명의 느낌을 저번 “한복” 편과 유사하게 맞추기 위해 “라이트 페인팅”기법을 도입하여 신비감을 주도록 했습니다. 이것을 위해 먼저 스튜디오를 어둡게 하고 카메라를 삼각대위에 고정 시킨 후, 전체 세트를 탑 위치에서 비추도록 소프트박스로 필 라이트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2개의 허니컴 스포트를 사용해 책들과 활자들의 주요 부분을 45도 반역광의 위치에서 비추도록 설치해 둡니다.


물론, 각각의 조명의 파워를 분리해서 따로 발광하도록 설치하고 필라이트 만을 따로 약하게 발광 시키면서
렌즈 앞에 소프트필터를 대 주어 전체적으로 소프트하고 어두운 사진이 찍혀지게 합니다. 다음에 2개의 허니컴 스포트를 소프트필터 없이 발광하여 어둡고 소프트한 이미지 위에 비교적 밝고 선명한 빛을 입혀주게(?)됩니다. 여기까지가 기본 노출. 이제 호스마스터라고 하는 라이트 페인팅 장비를 사용하여 부분 부분을 조명의 일관성을 생각하며 의도한 대로 빛을 입혀(?)주면 됩니다.

 

라이트 페인팅 기구, 아론존스의 “호스마스터”

 

강한 텅스텐 지속 광이 나오는 기구(?)로 피사체의 이곳저곳 주요 부분들을 마치 붓으로 색칠을 해 간다는 느낌으로 터치해 주며 촬영하게 되는데 손으로 하는 작업이라 매번 그 결과가 틀리며 한번 한번의 손동작을 잘 기억하고 그 동작이 사진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잘 관찰하여 좋은 동작(?)만을 추려나가야 합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어떠한 디지털 카메라도 “노출 시간” 만큼의 “데이터 처리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쉽게 말씀드려 3분 동안 셔터를 열어놓고 라이트페인팅 작업을 하고 셔터를 닫았다면, 그 뒤로 3분 후에야 컴퓨터 모니터에 사진이 뜬다는 사실(노이즈 리덕션 기능 때문이라네요^^)

 

1차 촬영결과 입니다.

따라서 한 장의 라이트 페인팅 사진을 촬영하여 결과를 보려면 최소한 5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1분에 40~50장의 사진을 촬영한다는 카메라의 성능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매우 긴 시간들 이므로,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고도 인내심 있게 집중하여 촬영을 해야 할 것 입니다.

 


최종 촬영 결과물 입니다.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하나하나의 과정들을 무시한 채로 가볍게 대충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일의 결과만을 중요시하고 그것으로 평가받는 요즘 우리의 세태 속에서도 과정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들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한 번 한 번의 테스트 과정을 통해 매우 유동적이던 손동작들이 일관성을 찾게 되고 최적의 빛이 나오는 위치와 각도를 가늠하게 되면서부터 결과를 예측하는 감각이 생기게 되고 보다 자신감 있게 창의력을 발휘하며 툴(tool)들을 활용할줄 알게 되고 멋진 라이트 페인팅으로 사진을 완성해 갈 수 있게 되는 것 입니다.

 

계단도 단계가 있고 높은 탑을 쌓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돌들이 그 밑을 받혀 주어야 하듯.. 우리의 삶도 사진도, 성실한 하루하루의 노력이라는 “과정”들이 쌓여야만 멋진 모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 장에 5분 이상 걸리는 촬영, 비슷한 동작들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는 긴 터널들을 지나야 했지만, 그러한 인내의 과정들을 모두 겪고 난 뒤에야, 마침내 “삼성전자 기업PR 훈민정음 편 출고”라는 값진 열매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광고주/ 삼성전자 대행사/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2015 김원해 디자이너/ 정용철
카피라이터/ 문 훈 코듸네이터/ 이은경
컴퓨터아트워크/ 아다 하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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