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큐어리스트 비타민C 파우더 에센스.

코리아나 큐어리스트 비타민C 파우더 에센스.

몇 달 전 촬영했던 코리아나 아쿠아 어포드와 유사한 포맷으로 촬영시안이 결정되었습니다. 얼음 대신 신선하고 촉촉한 오렌지가 깔려 있고 이것들을 배경으로 작은 제품들이 오렌지 사이사이에 놓여있어 풍부한 비타민C와 보습효과를 강조한다는 컨셉. 촬영 시안처럼 잘려지지 않은 온전한 오렌지를 배경으로 사용하는 A안, 그리고 시안으로는 없지만 잘려진 오렌지를 배경으로 투명감을 잘 살릴 수 있는 B안까지 모두 두 가지 방향으로 촬영이 진행되었습니다.



( 촬영 시안 )

오토 폴을 메인 기둥으로 세우고 바닥에서 소프트박스 높이만큼 띄운 위치에 L블라켓과 슈퍼클램프를 이용해 유리판을 설치하고 단단히 고정시킨 다음 오렌지들을 올려놓습니다. 약 200여개의 오렌지들을 잘 씻은 다음 평범한 오렌지들은 아래쪽에 놓고 상태가 좋은 오렌지들을 따로 골라내어 나중에 맨 위에 세팅을 하도록 합니다. 잡지 2페이지 포멧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잡지 중간에 접히는 접지부분을 피해 제품들을 배치하고 특히 중앙에 헤드카피와 제품설명이 박스처리 되어 들어가는 것 등 전체 레이아웃을 고려하면서 오렌지와 제품 세팅을 다듬어 나아갑니다.


매인 조명으로 오렌지 위에서 45도  순광 위치에 소프트박스 조명 하나를 설치하고
그 맞은편에 콘트라스트 조절용 흰색 반사판을 두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기준으로 소프트박스의 높이가 낮아질수록 그림자가 길어지고 입체감이 강조되지만 이번처럼 오렌지 자체로도 구성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는 경우에는 과도한 그림자 요소도 방해가 될 수 있고 그렇다고 그림자가 약해지고 입체감 없이 플렛한 경우도 곤란하므로 적절한 조명의 높이를 선택해야합니다.


또한 반사판을 오렌지 가까이에 둘수록 어두운 부분이 밝아져 밝은 부분과의 차이가 줄어들어
콘트라스트가 떨어지게 되고 멀리 둘수록 자연히 어두운 쉐도우 부분의 밝기가 어두워져 콘트라스트가 높아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반사판의 거리와 소프트박스의 높낮이를 적절이 이용하여 최상의 입체감과 콘트라스트가 나오도록 조절합니다. 되도록 크기가 큰 흰색의 반사판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은 비록 크기가 작은 제품이지만 원기둥 모양으로 휘어져 있고 부드러운 거울처럼 모든 것을 반사시키는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있어 제품 용기에 이 반사판이 비춰지도록 하여 밝고 매끄러운 알루미늄 재질감이 살도록 해주기 위함입니다.

오렌지 밑에서 투명 감을 주기위한 효과광원으로 유리판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크기의 소프트박스 조명을 카메라 렌즈를 향하여 완전 역광으로 비추도록 설치하는데 필름을 보는 라이트 박스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원리로 세팅을 해주면 됩니다.



이 효과 광이 약할 경우 투명감이 떨어지고 칙칙한 사진이 되기 쉽고 반대의 경우 강한 빛을
직접 바라보는 격이 되어 뿌옇게 플레어 현상을 일으키며 오렌지의 선명도를 떨어뜨리게 되므로 주 조명의 분위기와 오렌지의 입체감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투명도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최적의 밝기를 찾아내야 합니다.이것을 위해서는 각각의 밝기 조절이 용이하도록 반드시 두 조명의 파워를 따로 분리하여 설치하도록 합니다.

오렌지와 제품들의 배치가 만족스럽게 끝나고 조명의 적절한 균형을 찾았다면 이제는 물뿌리개를 이용해 오렌지와 제품이 흠뻑 젖도록 물을 뿌려준 다음 가장 촉촉한 모습 그대로를 촬영해 놓습니다. 그런 다음 얇은 붓으로 제품에 뭍은 물방울들이 너무 복잡해 보이지 않도록 조심스레 닦고 정리하며 조금씩 다른 다양한 물방울 표정들을 여러 컷 촬영해 나가면 됩니다.

( 최종 A 컷 원고 )

우리는 가끔 “사진의 사(寫) 자(字)도 모른다” 와 같은 의미로 “그 사람은 노출도 못 맞춘다.” 라는 말을 씁니다. 그 만큼 사진에 있어서 “노출”은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요소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저는 노출계를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바로 바로 노출의 결과를 모니터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고 스튜디오 촬영환경이나 파워팩의 사용 범위가 비슷비슷 하다 보니 약간의 자신감과 더불어 작은 꾀가 생기면서 노출 측정 없이도 일단 셔터를 누르게 되는 경우인데 사진가로서 그다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잠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노출계로 측정한 수치와 그 수치를 적용해서 촬영한 결과가 기분 좋게 일치되었을 때,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갔을 때 우리 속에는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예측들이 여러 다른 변수들 가운데 빗나갔을 경우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되지만 곧 다시 그 변수와 노출과의 관계를 추적해 문제를 해결하고는 한 가지 경험을 더 쌓으며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곤 하지요.



노출계에서 나오는 객관적 수치의 정확성을 외면한 채로 다소 주관적이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게 되는 LCD창에 의존하며 판단을 하게 되다 보니 그 촬영 결과의 객관적 분석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이 체계적이지 못하게 되고 많은 혼란스러움을 겪으며 자신감마저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맨 처음 촬영한 몇 장의 사진들은 노출 맞추기(?)용 사진들이고 이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밝거나 어두운” 말 그대로 “사진의 사(寫) 자(字)도 모르는 사람”이 찍은 사진인 경우가 많아 얼른 지워버리곤 했습니다.^^ 한 장 한 장을 촬영할 때 마다 LCD창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고 이 때문에 촬영의 흐름을 깨뜨리거나 자칫 촬영에 몰입할 수 없게 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것 입니다.

디지털의 편리함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사진가로 하여금 복잡한 사진의 메커니즘에서 자유로워지고사진의 감성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편리함을 더 멋진 사진을 찍는 에너지로 사용해야함이 당연할 것입니다. 간혹 우리는 디지털의 편리함 때문에 그만큼 게을러 져서.. 전과 비슷한 사진들을 단지 “조금 덜 노력하여 얻는 수준” 에서 디지털에 만족하거나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광고주/코리아나 화장품 대행사/그리니치
아트 디렉터/윤 성호 

Fuji GX680 135mm & Phaseone
P25 digital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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