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도이백 촬영 이야기 입니다…*^^*


맥심 커피 도이백 촬영 이야기 입니다…

이번 광고의 컨셉은 간편한 비닐 포장이면서도 지퍼가 달려 개봉 후에도 다시 밀폐시켜 커피 향을 보존시킬 수 있다는 특별한 포장(도이백)의 제품을 분위기(?) 있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무심코 시안을 보면 그저 분위기 있는 커피광고로 보일 수 있겠지만 조금만 유심히 보면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울에 비춰진 커피의 모습이 커피가 아닌 밀폐용기란 사실이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실제처럼 보여 지는 의외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촬영의 관건 입니다…

 



촬영 시안 입니다.

 

늘 그렇지만 특히 이런 촬영에서는 소품의 비중이 커집니다.. 벽지의 질감과 칼라, 테이블보의 질감과 무늬와 칼라, 벽에 걸린 거울의 크기와 형태, 은쟁반의 크기와 태두리 모양, 커피 잔, 그리고 밀폐용기의 재질과 형태와 쇠붙이의 모양까지… 2명의 소품 코듸네이터 분들이 소품 하나하나를 구하여 아트디렉터께 ok 컴펌을 받아 스튜디오로 배달하기 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습니다..

촬영 하루 전, 오후 늦게 배달된 소품들을 점검한 후 기본적인 세팅을 해놓고 퇴근을 합니다.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출근을 하여 조명을 세팅하고 테스트 촬영을 해놓은 다음, 11시에 광고주가 도착 했을 때는 모니터로 어느 정도 다듬어진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계획을 가지고 분주히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번 촬영의 조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커피 마인드(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가 느껴지도록 적당하게 따뜻한 색감을 만드는 것.
제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데이 라이트 모드, 혹은 필름을 쓰고 데이 라이트 스트로보 조명을 사용하되 모델링 라이트의 텅스텐 광이 섞이도록 느린 셔터로 촬영 하는 것입니다. 조리개 f16에 셔터속도를 1초~4초까지 테스트를 해본 후, 가장 적절한 셔터속도를 선택하면 됩니다… 셔터속도가 느릴수록 모델링 라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따뜻하게 되지만 조리개가 f16 이상 이므로 전체 노출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조리개를 너무 조여 줄 경우, 배경이 샤프해지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딱딱해질 수 있고 모델링의 영향도 거의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결국 “커피 마인드”로부터 점점 멀어진 사진이 되기 쉬우므로 적절한 조리개과 셔터속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거울 속에 비춰진 실제 제품의 뒷모습과 잔의 뒷모습을 따로 촬영한 후, 제품 뒷모습 대신
놓여질 밀폐용기를 같은 조명으로 촬영을 합니다… 비례대로 실제 제품 크기의 제법 큰 밀폐 용기에 맥심커피 알갱이를 담아 촬영을 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커피 알갱이가 너무 작게 보일 수 있으므로, 되도록 작은 밀폐용기를 사용해 커피 알갱이가 커보이도록 합니다.. 맥심커피 병 제품을 촬영 할 때도 되도록 작은 병으로 촬영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용기는 정전기가 생겨 커피가루가 용기 안쪽에 붙어 선명한 커피 알갱이
촬영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유리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쨍쨍한 커피질감을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요..^^ 가능한 한 적정 노출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부드러운 빛을 탑(top) 위치에서 전체적으로 비추어 준 다음(보통은 ‘필 라이트’라고 합니다만..) 좁게 빛을 모아주는 허니컴 스포트와 거울 등을 이용해 배경과 제품의 라벨, 커피 잔 등, 세트의 부분 부분을 강조해 준다는 생각으로 조명을 다듬어 가면서 촬영을 하면 됩니다..*^^*

 


위에서 “커피 마인드”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만..
촬영을 하는 동안 스튜디오 안팎에서는 그윽한 커피 향기가 스탭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보통 김이 모락 모락 피어나는 커피를 보거나 그 향기를 맡게 되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거 양재동에 스튜디오가 있던 시절, 늘 저의 공간에서는 커피 내음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단지 그 향과 분위기가 좋아서…아침에 출근을 하면 언제나 원두커피를 걸러 놓곤 했었고.^^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런 것들과 사진은 서로 서로 상승효과를 가져다주며 마음의 여유와 창의력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데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커피 향을 맡으면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커피 마인드”가 생기는 것처럼… 마음에 와 닿는 사진 한 장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나도 저런 사진을 찍고 싶다”는 간절한 “포토 마인드(?)”가 생기게 됩니다..

 

남들이 찍은 좋은 사진들 앞에서 저는 솔직히 “강한 질투심”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어쩌면 그 질투심이 남아 있었기에 지금까지 사진을 해오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만 그것은 저의 안일함과 타성을 꾸짓어 주고 다시 올바로 카메라를 잡을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에너지로 작용을 해 왔고, 그래서 인지 사진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스승은 오로지 “사진” 그 자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좋은 사진들을 가까이 두고 늘 바라보면서.. 그것들을 흉내고 닮기 위해 노력 하리라는 다짐을 해 봅니다.

 

광고주/ (주)동서식품 대행사/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나성준
CG / 장명진(바이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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