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홍삼수 촬영 이야기 입니다…*^^*


오늘은 농심 홍삼수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대학시절 광고수업을 들으면 무조건 거쳐 가야하는 것이 바로 술병이나 음료수병의 물방울 살리기…교수님들로부터 “참기름병(투명도를 잘 살리지 못한 병^^)”소릴 수 도 없이 들으며 몇 번이나 재 촬영을 해야 했던 속 꽤나 끓이던 어려운 과제로 기억에 남습니다만..15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음료수, 특히나 PET병의 촬영은 역시 어렵게 느껴집니다.



촬영시안 입니다.


제가 물방울을 연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물과 글리세린을 섞어 분무기로 뿌린 후 주사바늘로 정교하게 다듬는 방법인데..주로 캔 음료수 촬영에 사용합니다…표면이 금속이라 물방울이 퍼지지 않고 몽글몽글 잘 맺히기도 할 뿐더러 오랜 시간 물방울이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촬영할 수 있어 좋은 방법 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실제로 음료수나 용기를 차갑게 만들고 실온에 꺼내 놓을 때 온도 차이로 맺혀지는 물방울들을 그대로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용기의 재질이 플라스틱(PET)이거나 유리일 경우 물과 섞은 글리세린으로는 몽글몽글한 물방울이 잘 맺혀지질 않고 퍼져버리기 때문에 두 번째 방법을 사용 하게 됩니다…




이번 홍삼수도 두 번째 방법으로 촬영을 하였습니다…
촬영 하루 전 홍삼수를 냉동실에 얼려 놓고 다음날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실온에 꺼내 놓고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면 촬영을 합니다…이론상으로 그렇다는 얘깁니다..ㅎㅎㅎㅎ  실제로는 맺힌 물방울들이 너무 징그럽지 않도록 다듬어 주어야 하고 스프레이로 살짝 물을 뿌려 물방울들을 키워도 주고 흘려 내려 보내기도 해야 합니다…주사바늘로 한방울 한방울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마음에 안 들면 처음부터 다시…물로 씻어낸 후 깨끗이 물기를 닦아내고.. 또 다시 결정적인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튼 물방울은 그렇게 그렇게 촬영을 합니다만… 그 다음으로 넘어야 할 험준한 산…바로 제품의 투명도 살리기 입니다… 너무 평범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밝고 어둡고 들쭉날쭉 해서도 안 된답니다…^^ 황금색 밝은 하이라이트와 자연스런 중간 톤들이 존재하고 너무 가볍지 않도록 어두운 톤들을 적당하게…



일단, 제품에 영향이 덜 가도록 45도 뒤쪽에서 허니컴 스포트 조명을 2개 설치하고 PET병 뒤의 다양한 반사판들을 비추도록 세팅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반사판들은 “각종 깨진 오목거울들”과 “은박 비닐 포장지 뒷면” 그리고 “쿠킹 호일”… 이러한 재료들을 자유롭게 각도 조절이 되는 받침대에 고정시켜 파인더 방향에서 효과를 보면서 미세한(?) 조정을 하게 됩니다… 위치와 각도, 병과의 거리, 크기나 모양과 구겨진 정도에 따라 천(千)의 얼굴(?)을 가지고 있답니다…ㅎㅎㅎ


우리는 기존의 해오던 습관이나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최소한 소극적일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흑백 암실에서의 부분적인 버닝이나 닷징, 그리고 스포팅은 “예술가의 성실한 작업”이라 하면서도… 포토샵을 통한 수정작업에 대해 “사진의 정통성을 손상시키는 행위”처럼 여기며 꺼리던 때가 있었으니까요.. 품격 있는 고급(?) 사진은 왠지 필름으로 촬영해야 할 것 같지는 않으신지요??…ㅎㅎㅎ


새로운 생각이나 앞선 시스템이 기존 것 보다 언제나 좋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우리는 잘못된 오해나 편견에 발목이 잡혀 급변하는 디지털의 흐름 속에서 소외 되거나 더딘 걸음을 걸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빠르게 발전해 가는 첨단 기술력 앞에 위기감이나 조급함을 느끼며 변화의 속도를 맞출 필요까지는 없습니다만.. 내가 사용하는 방법과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믿음과 함께… “보다 더 나은 방법”에 대한 고민과 투자와 열린 생각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생각 합니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수 있었던 것도 기존의 생각의 틀에서 벋어나 남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과거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네요..“물 값이 기름 값 보다 비싸질 때가 올 거라고..”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물을 돈 주고 사먹는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던 시절..  이 말은 단지 “먼 훗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졌습니다만..  어떤 사람들은 차별화 된 생각으로 “기름 보다 비싼 물(물이라고 표현해서 죄송합니다)”로 멋진 사업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광고주/ 농심 대행사/ 농심기획
아트 디랙터/ 김택균 디자이너/박성하
컴퓨터 아트웤/ 두 균(현광)

camera/sinarP with lightphase 4×5″ Flexadepter,
sinaronS 150mm , phase one
H25 digital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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