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분야가 아닙니다….”


“스카이와 함께 날자”

무슨 이야기냐 구요?….
SK 텔레텍의 신입사원 모집 광고 제목 이자…
오늘 제 이야기의 소재 입니다…


회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죠..은빛 핸드폰!! 
그것이 달려있는 금속 화살이 사이버 느낌의 금속 배경 위를 날고 있는 모습을 아주 샤프하고도 첨단 느낌이 나도록 진지하게 담아내는 것..!!  그것이 이날 저의 일 이었습니다.  세미한 스크레치가 규칙적으로 새겨진 스테인레스 판을 구하고… 금속판의 스크레치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적당한 느낌으로 보여 지도록 비례를 고려하여 화살의 굵기와 길이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화살 길이 85cm, 지름 약 1.5cm, 그리고 가로 세로가 120 × 50cm 되는 스테인레스 배경이 필요 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화살 따로 배경 따로 촬영해서 합성한다면 비례감을 맞추는 일은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화살과 배경이 직접 맞닿아 생기는 그림자와….서로를 반사하며 생기는 미묘한 투영들.. 그리고 한 조명에서 만들어진 빛의 자연스러움과 일체감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는 그날 불편하고도 어려운 길을 선택했고… 더 큰 배경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더 굵고 긴 알미늄 파이프를 구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나서야 했습니다..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조명입니다..금속 배경에 위 아래로 자연스러운 그라디에이션을 만들어 위쪽은 밝게 그리고 카피가 얹어질 아래쪽은 어둡게 만들어야 했고.. 거기에다 배경의 네 모퉁이 부분을 자연스러운 톤으로 어둡게 만들어 주어야 했습니다.. 대형 소프트 박스를 이용해 배경 전체를 커버하도록 하며 화이트 보드를 이용해 소프트 박스의 광원 부분을 가려 나가는 방법으로 배경의 톤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배경의 밝은 부분과 알미늄 파이프의 하이라이트 부분의 콘트라스트를 높이기 위해 허니컴 스포트 한등을 화살촉의 왠쪽 위에서 하이라이트에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살짝 비추어 주었습니다…

화살촉에 해당하는 핸드폰…
함께 촬영하고자 했었지만 도저히 비례상
너무 큰 관계로..
같은 배경 위에 조명의 원리를
같이하여 따로 촬영을 했습니다..


원래 시안대로 라면 화살 날개 부분이 로켓처럼 금속 날개여야 하지만
디자이너분의 생각엔 시안보다 더 잘 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고 나름대로 더 발전시킨다는 의미로 금속 날개 대신 새의 깃털을 사용한 것이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다음날 우리는 다시 재 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촬영 시안과 똑같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죠…깃털날개 대신 금속 날개로…*^^*


워낙에 요즘 촬영시안들이 실제 촬영된 원고처럼 사진으로 만들어 지다 보니..
시안과 똑같지 않다는 이유로 이런 해프닝들이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시안과 똑같이 해주세요” 라고.  “ 광고 사진 ”이라는 분야… 이것은 언 듯 보면 아주 화려해 보이고 매력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만만한 분야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작가의 개성이나 의도를 반영 하기가 극히 힘든 분야 이죠.. 광고주와 디자이너..그리고 소비자들을 생각해서 치밀하게 계산된 시안에 맞추어 촬영을 해야 하니 말입니다… 촬영된 사진이 촬영된 사진 그대로 매체를 타는 일은 거의 없고.. 대부분 정교한 수정과 합성의 과정을 거쳐 사용 됩니다…

가끔은 잡지나 출판 쪽에 사진을 하시는 분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사진가의 의도가 많은 부분 반영될 수 있고 대부분 촬영된 사진 그대로 매체를 탑니다… 제가 이런 말씀드리면 그쪽에 계신 분들은 “모르는 소리”라고 한 말씀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렇듯 사진은 그 분야에 따라서 그 특성이 확연히 구분 되며 장단점이 있게 마련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사진가의 적성과 성향..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요즘 저는 광고사진을 하고 싶다고 문의해 오시는 분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만..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금… 아침 10시30분에 시작하기로 한 촬영이 이런 저런 이유로 연기 되면서.. 오후 8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답니다..^^

광고주/ sk텔레택 대행사/ TBWA korea
디자이너/ 양준호 김소정

camera/ contax 645 with 80mm lens,
kodak pro-back DCS 645C
sinar P with 150mm sinaron lens
 kodak E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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