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사진이 되도록 하라 !! “


얼마전 삼성생명의 지면광고 촬영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삼성생명의 주요 고객층은 중 장년의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 왔다고 보여 집니다만..기업 이미지도 왠지 젊은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게 사실이었죠…제 생각에는 생명보험이란 업종 자체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팔기 보다는경제적 여유를 갖고 노후를 설계하는 중 장년층을 주요 고객층으로 해 왔다고 보여 집니다..그러나 요즘 그러한 보험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불고 있는것 같습니다…젊은층을 고객으로 보기 시작한 것 입니다. “20대 사망원인 1위는 교통재해” “30대 사망원인 1위는 암” 등의 공격적인 타이틀을 사용한 광고들이 보이더군요..제가 볼때 삼성생명은 다른 경쟁사 광고의 직접적이고도 공격적인 접근방식 보다는 기업의 브렌드 이미지를 젊게 바꾸어 훗날 더 많은 젊은 고객층을 확보 하겠다는 세련된 방법을 선택 했고 그런 컨셉과 목적을 가지고 이번 광고를 만들게 된것 같습니다…


이번 촬영에서 사진적인 촬영 테크닉은 의외로 간단한것 이었습니다만..
그 보다는 <자질 있는 모델의 선택>과 <표정을 이끌어내는 진행능력>이 부담스런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얼굴 잘생긴 선남선녀들은 많았지만 <연기력이 있으면서도 촬영컨셉에 어울리는 모델>을 만난다는 것이 매우 힘드는 일이었습니다… 모델 에이젼시를 통해 건내받은 많은 프로필 사진들 중 1차로 서류심사를 통과한 6명의 모델들을 스튜디오로 모두 불러 컨셉을 설명해 주고 테스트 촬영을 통해 얼굴 윤곽,헤어스타일,표정 연기력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남녀 각각1명씩을 선택 할수 있었습니다.. 참고로..모델을 선정하면서 에이젼시 측이 제시하는 소위 프로필 사진들은 단지<참고 자료>일뿐! 반드시 모델을 직접 만나보고 가능하면 카메라 테스트를 해보는것이 바람직 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프로필 사진과 실제 모델의 현재 모습은 많은 차이가 있을수 있으며.. 직접 만났다 하더라도 <눈으로 보여지는 모습>과 <사진에 찍혀진 모습>과는 실제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 입니다…

남자안의 경우 <정적이고 결코 가볍지 않으며 희망적이고 건실한 대한민국 남자>가 기본 컨셉이었고 너무나 추상적인 컨셉을 구체적 사진의 모습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표정에 대한 주문을 해야 했고 모니터에 뜬 사진들을 보며 컨셉에 맞는 얼굴 표정을 점점 좁혀가는 작업을 수도없이 반복해야 했습니다.. 추상적인 컨셉에 걸맞는 표정이 나왔는가를 바로바로 확인하면서 확신 가운데 작업할수 있다는 것이 디지털 촬영의 가장큰 장점이라고 봅니다만… 제가 슬라이드 필름이나 인화작업을 제쳐놓고 디지털 촬영을 고집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였습니다..


조명은 소프트박스를 좌측면에서 비추어주고..반대쪽엔 반사판이나 다른 보조광 없이 어두운 쉐도우를
만들어 강한 사진을 많들었고..나중에 강한 하일라이트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어 후방45도 좌측면 위에서 스포트 라이트를 하나 더 주고..오든쪽에 약한 반사광이 생기도록 멀찍히 흰색 우드락 보드를 반사판으로 사용했 습니다.. 고속 촬영을 염두에 두고 엘린크롬 250R과 500R이라는 모노헤드 스트로보를 사용했는데 발광 속도가 1/6000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여자의 경우 남자와는 약간 다른 컨셉으로 <밝고 적극적이고 자신감에 넘치는 신세대 젊은여성>을 표현
해야 했고…1차와 2차로 나누어 약간 다른 방식으로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1차 촬영으로는 <정적인 표정 연기>를 주문하고 그 가운데 컨셉에 어울리는 표정을 다듬어가며 범위를 좁혀 나갔고.. 2차로는 머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빠르게 흔들도록 주문을 하고.. 그 움직임 가운데서 한 순간의 절묘한 표정을 잡아내는 방식으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머리가 흩날리도록 고개를 돌린다>…<끝나는 지점은 정확히 어느지점 이고.. 이때의 표정은 어떠 어떠 해야한다..>등의 주문이 이어졌고..
반복되는 촬영 속에 긴장감 있는..예상치 못한 생동감 있는 절묘한 표정들이 쏟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늘 겪는 일이지만..
촬영을 앞두고는 긴장하게 마련 입니다… 컨셉에 맞는 사진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모델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표정을 주문 해야 하고… 상황에 맞게 순발력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최적의 조명은 기본이고.. 얕은 심도에서의 명확한 촛점을 맞추기 위해 확인에 확인을 거듭 해야 하고… 어느것 하나 소흘히 할수 없는 상황… 어떻게든 사진이 되도록 해야 하는것.. 이 모든것이 사진을 찍는 사진가의 몫인거죠…


저는 솔직히 <일이 없어서 고민> 되는것 보다는
<일이 있을때 그일을 어떻게 잘 소화해 낼까?>에대한 고민이 더 크게 느껴 집니다..^^  목요일에 촬영 회의가 있었고..금요일에 모델 오디션을 하고.. 주말을 보낸후 월요일에 촬영을 했습니다.. 촬영 회의때 저의 고객님께 농담섞인 한마디 푸념을 했죠… “저의 주말을 또 망쳐 놓으셨군요^^”…. 그 만큼 일에 대한 부담감이 주말 내내 저를 누르더군요.. 머리속에 있던 추상적인 아이디어로 어떻게든 구체적이고도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실제로 가능하긴 한건지… 월요일 촬영이 끝나면 3박4일 모처럼 3년만의 휴가가 잡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얼마간의 긴장된 시간들>이 흐른뒤… 안도감과 성취감 속에 홀가분하게 떠난 휴가는 진정한 <자유>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 이었습니다…

광고주/삼성생명 대행사/제일기획
디자이너/김원회 양회찬 홍석도 CG/상아컴
모델/하 루(여자) 메이크업/강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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