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 아름다운 세상 >에서… 멋진 < 문명의 혜택 >을 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진 촬영에 있어서 예쁜 모델을 예쁘게, 혹은 멋진 제품을 멋지게 촬영하는일은 광고사진가 들에게는 어쩌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단지 그 기회를 얻는것이 문제 이겠지요…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도저히 그림이 될것 같지 않은 소재>들로 <컨셉>에 맞게 <그림>이 되겠끔 촬영하는것 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메모지 몇장..여권 하나..지정된 딱딱한 책 몇권….으로 그림(?)이 되게 촬영을 해야 할 경우.. 참 난감 합니다..어렵구요..^^ 얼마전 삼성전자의 기업PR 광고를 시리즈 물로 제작할 때의 일입니다…


하얀 종이 배경위에 하얀색 썸네일 종이 그림 몇장.. 자칫 하면 허옇게 떡(?)이 되어 버릴 수 있는 상황 이었 습니다. ” 에니콜같은 브랜드, 열개는 더 만들어야 합니다 ” 가 해드 카피 … 제품의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개발하며 아이디어 회의때 수도 없이 벽에 붙여 놓았을 썸네일 종이를 소재로 <입체감> 있고 <현장감> 있게 촬영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실제로 벽에 붙이고 촬영할 경우 중력에 의해서 여러 문제점들이 생길수 있으므로 바닥에 눕여 놓고 촬영을 했습니다.. 최대한 길고 진한 그림자를 만들기 위해서..그리고 지극히 평면적인 소재를 입체감 있게 만들기 위해서.. 강한 스포트 라이트를 바닥 가까이 낮은 높이에서 비추며 두껍고 진한 그림자가 생기도록 조명하는것이 중요 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진한 그림자는 자연스러움을 해칠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면광원(소프트 박스)을 탑에서 아주 약하게 필라이트로 주어서 그림자의 톤을 조절해 줍니다.. 투과된 빛의 그림자 재미 요소를 조금 이라도 더 주기위해 종이를 고정 시키는 압정은 투명한것을 사용했고.. 종이와 종이의 겹치는 부분에는 종이 밑에 지우개를 넣어 그림자를 만들어 주고.. 종이의 끝 부분들은 손으로 말아 컬링이 생기도록..그래서 그것 에서도 그림자가 생기도록 애를 썼습니다..

< 236억 달러를 벌어 온 여권 ! >은 어떻게 생겼을까?

< 236억 달러를 벌어 온 여권 ! >을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광고 대행사 직원분의 빠닥 빠닥한 새 것같은 여권 하나로 어떻게 ” 236억 달러를 벌어 온 여권” 을 만들어 낼수 있을까.. 무조건 낡게 만든다고…수년간 손때 묻은 닳고 닳은 세월의 흔적을 표현할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먼저 여권을 잔주름이 생기도록 정밀(?)하게 구기기를 시작했습니다.. 테두리를 1000번 사포로 조심스럽게 문지르고… 그 위에 손 끝이 아프도록 손때를 뭍히고..이마와 콧등의 지성분까지… 스튜디오를 온통뒤져.. 여권의 비자..공항 이용료 영수증..비행기 티켓..소화물 영수증..등을 수집(?)한후.. 그것들을 여권의 사이 사이에 끼워 넗고…언듯 언듯 보이도록… 조금은 두텁고 “뭔가 더 품고있다”는 느낌을 주기위해 두꺼운 종이 몇장을 사이사이에 끼워 넣었 습니다..

조명은 위에 썸네일 안과 기본적인 원리는 같습니다만.. 여권 오른쪽 그림자 부분에 빛의 어른거림(?)을 만들기 위해 작은 오목거울과 구겨진 쿠킹호일 들을 이용해서 스포트라이트의 빛을 되받아 비추도록 했습니다..^^ 서예(書藝)를 하시는 분들 ” 한 일자(一) ” 를 쓰기가 무척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복잡하고 자극적인 요즘 세상 속에서 < 단순한 것 >과 < 기본적인 것 >이 오히려 높은 가치를 부여 받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화학 조미료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에 식상한 사람들이 “시골 밥상” 이나 ” 옛날 콩비지” 를 찾는것… 복잡한 인간 관계 속에서 우울증을 앓고…. 옛날을 회상하며 옛 친구를 그리워하고… 복잡한 디지털 장비들 속에서 단순하고,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인간적인 느낌의 <로모>카메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것도… 모두가 < 단순한 것 >과 < 기본적인 것 >을 그리워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이라는 생각 입니다.

우리에겐 이미 너무나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린 < 디지털 카메라 >…그러나….이것으로 인해 혹시나 우리의 마음이 더욱 혼란 스럽고 분주해져 있지는 않습니까…..??  디지털 카메라 는 그 자체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는 기계 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 까지 복잡하게 만든다면 문제가 아닐수 없겠지요..^^  < 디카 >그것은 어디 까지나 사람을 위한….< 보다 더 편리하고 손쉽게 사진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도구 > 랍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쓰기 편한 <도구>이어야 합니다.. 사진가 에게 < 기본적인것 > 은 사진 자체에 대한 관심과 열정 이지 그 <표현 도구>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도 처음에 사진을 접하게된 동기가 “카메라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했고.. 여전히 심한 장비병( 도구가 목적이 되었을때 발병 합니다..^^ )을 앓고 있습니다만..^^ 빨리 그 열정과 관심을 <기본적인것 >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우리는 보다 더 한 사진의 세계를 가까이 즐길 수 있게 되었고.. 그 편리함 덕분에 우리는 보다 더 사진의 < 기본적인것 >에만 몰입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 아름다운 세상 >에서…. 이 처럼 멋진 < 문명의 혜택 >을 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광고주 / 삼성 전자 대행사 / 제일기획
디자이너 / 신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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