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숙한 촬영의 도구를 피사체로 만나는 일… “

저는 카메라 광고를 촬영할 때면 조금 남 다른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늘 친숙한 촬영의 <도구>를 <피사체>로 만나는 것이기에 더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사진기를 찍는 사진가”를 선정하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들었습니다만.. 암튼 기분좋은 일 입니다…

광고주/당시 삼성항공 대행사/ 제일기획
디자이너/ 이성열 님 >

위의 사진은 삼성이 독일의 한 카메라 회사를 인수 한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제작된 광고 입니다.. 특별한 촬영 시안이나 컨셉 없이 ” 무조건 잘 찍어야 합니다 ” 라는게 조건 이었고..큰 부담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먼저 저는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어떤 행성위에 착륙한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머리속에 그리며 작업에 들어갔 습니다.. 먼저 모슬린 천 배경을 바닥 부터 뒷 배경까지 설치하고, 뒷 배경과 제품의 조명이 서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거리를 두도록 했습니다..물론 배경의 아웃 포커스를 위해서도 그렇 습니다..^^

사진에 약간의 긴장감을 주기위해 수평선이 약간 기울여 지도록 카메라를 왼쪽으로 15도 정도기울여 세팅을 했습니다.. 보통 카메라를 촬영하게 되면 랜즈의 표면에 반사되는 하일라이트를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이것은 렌즈의 구조와 코팅의 종류에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카메라 우측 에 트레이싱지를 설치하고 그 뒤에 하니컴 스포트를 이용해 부드러운 원형 그라디에이션의 하일라이트를 만들어 주고 그것이 랜즈에 반사 되도록 카메라를 통해 하일라이트의 위치를 조정해 주면 됩니다. 배경을 소프트하게 만들기 위해 조명의 파워를 분리하여 카메라를 비추는 조명들은 그데로 노출을 주고,  배경을 노출할땐 소프트 필터를 렌즈 앞에 대고 촬영을 했습니다…^^

< 광고주/당시 삼성 항공 대행사/ 제일기획
디자이너/전형수 님 >

이 사진은 역시 독일의 유명한 렌즈를 장착한 최초의 자사 카메라를 광고하기위해 제작된 것 입니다.. 작은 랜즈를 빅 클로즈업 해야하는 일이었고 랜즈의 하일라이트가 앞에 롤라이 카메라 처럼 멋지게 생기질 않아 고생했던 작업 입니다.

< 광고주/삼성 테크윈 대행사/제일기획 디자이너/양준호 >


위의 사진은 실제로 출고가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 사진을 보면서 얼마전 일이 생각나서 소개할까 합니다..
한장 한장의 사진에 애정을 갖자고 저번 글에서 주장을 한바가 있습니다만…..^^ 유독 저의 가족들 앞에선 그런 말할 자격을 잃고 맙니다.. ” 저번에 찍은 사진 왜 안주세요? 남들 사진은 그렇게 잘해 주면서…” 라는 가족들의 말에…. 참.. 무어라 할 말이 없어 지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늘 꼬리를 내리고 지냅니다..^^  속된 말로 ” 밥 먹고 하는 일이 그것(?) “이다 보니.. ” 집에 까지 와서 그러고 싶지 않다.. ”  ” 집에서는 좀 쉬고 싶다 ” 라는 이상한 나태함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얼마전 팔순이신 장모님께서 저에게 낡은 자동 카메라를 보이시며 말씀하시더군요…

” 임서방 !! 요즘 주변에 꽃이 너무 너무 좋더라….하영이(딸 입니다^^)하고..새로 사귄 하영이 친구하고 데리고 동네 한바퀴 돌며 사진을 찍어 줬다!!.. 참 예쁘더라!!..” 라고…. 말씀을 들을 때는 ” 아 그러셨어요?..참 좋으셨겠네요..” 했지만…하루종일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요즘 갖다 팔면 1~2만원도 안쳐줄것 같은 다 낡은 장모님의 자동 카메라 … 세련되진 않지만 소중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사진들이 담겨 있을 장모님의 자동 카메라 앞에.. 값비싼 디지털 장비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없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그 날, 장모님이 촬영한 사진 한 장 입니다.
사진에 관한 한 가까운 이 들에게 마냥 소흘 했던…
나태한 저의 한 단면을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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