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스팅보드….경쟁PT “



” 경쟁PT (presentation)” 라는말 들어 보셨 습니까?  어떤 광고를 따 내기 위해 각 광고사들이 경합이 붙어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을 통해 경쟁한후, 가장 좋은 아이디어( 광고시안)를 제시한 회사가 수주(?)를 하게되는 일종의 공개(비공개) 입찰 방식(?)이라 할수 있습니다…^_^  광고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약간은 지겨운(?) 단어가 아닌가 생각 됩니다만.. 저에게도 “색다른 경쟁PT의 경험”이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대행사 분들도 늘 고민인 것이 광고의 “메인 이미지”를 맡길만한 스튜디오를 선정 하는 일 이라고 합니다만.. 현재 거래하고있는 스튜디오(사진)가 최선 인지… 더 나은 스튜디오(사진)는 없는지?… 고민 끝에 나온 방법 < 경쟁PT ! >….랍니다. 

늘 같이 일하던 디자이너분께 연락을 받고 회의를 했습니다.. 디자이너 : 실장님, 이번에 삼성에서 소형 가전 제품들을 모아서 멋진 그림(?)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아주 멋진 그림을요…외국의 모 가전업체 처럼… 아주 고급스럽고 환상적인…그리고 군더더기없이…. 제품만 가지고서…멋진 그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limphoto : ” 아주 멋진 그림” 이라…늘 그렇지만 그것이 아주 부담스럽군요…  디자이너 : 저희도 큰 부담 입니다..광고주가 어찌나 강조를 하시는지… 그래서 말씀인데…이번엔 좀 특별한 조건이 붙었 습니다…기분나쁘게 듣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실장님과 작업 하면서 큰 불만이 있었다거나 그런것은 아닙니다만…회사에서는 는 새롭고 참신한 사람, 아이디어, 사진들을 요구하면서 타성에 빠지지않도록 늘 강조 합니다.. 그리고 이번 처럼 광고주가 특별한 부담(?)을 주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해서 우리는 이번촬영을 임실장님과 또 다른 스튜디오에 의뢰를 할까 합니다…

촬영할 제품 다섯개 중 똑같은 “다리미”제품을 하나씩 드린후 삼일정도 시간을 드려 촬영하도록 한후 그 결과물을 보고 가장 좋은 쪽에 이번 촬영을 맡기도록 내부 방침이 결정 되었습니다.. 일이 번거롭게 되었습니다만..양해를 구합니다.. limphoto : 아, 그렇군요..무척 부담 스럽습니다만…영광이네요..이런 일에 제 이름이 거명되고..참여할 기회도 주시고.. 암튼,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연락 드리죠… 디자이너 : 감사합니다..대신, 선정 되시면 촬영료는 따블(?)로 해 드리겠 습니다..^^  그 일이 있은후, 삼일동안 고통의 시간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고급스러워야 하고…..환상적이라… 군더더기 없는…. 제품만으로…. 모든 자료사진을 뒤적이고..해볼수 있는 테크닉을 모두 동원하여 많은 가능성들을 시도해 보아야 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들을 겪고난 후에야 비로서 몇가지 방향이 잡혔는데…조명으로는 부분적인 소프트 효과를위해 약간의 “라이트 페인팅” & 약간의 “회화적인 톤이 느껴지는 배경”&… “제품마다 배경색과 보조광의 색을 다르게 써주는것” 등으로 촬영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작업을 할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약속한날…. 4*5″슬라이드로 제작된 다리미 사진을 보여 드렸습니다..그리고 내부 의견조율이 있은 후… 디자이너 : 다른곳에서온 사진들과 실장님 사진들을 모두보았습니다만…임실장님의 사진을 만장일치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리미 사진은 이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시 안찍으셔도 이것으로 사용 하겠습니다..^_^  다른 네개의 제품도 같은 분위기로 진행을 해 주십시요…

스튜디오로 돌아온 후, 다리미 사진의 미흡한 부분들을 스스로 보완해서 촬영을 해 두었고..다른 제품들, 토스터,무선 포트, 커피메이커, 믹서기들을 손질한후 제품의 칼라를 고려하여 배경의 색을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갔 습니다… 배경은 베니아 합판위에 헨듸코트를 얇게 바른후 마르기전 포스터 칼라를 손에 뭍여 물을 뿌려가며 문지러가는 기법을 사용 해 제작을 했고…소프트박스 와 같은 넓은 면 광원을 배제하고, 좁은 허니컴 스포트를 5~6개 사용하여 빛을 설계해 나갔습니다..

한개는 사각으로 제품을 향해…하나는 역광의 하일라이트를위해 45도 후방에서제품으로…다른 두개는 제품 뒷쪽에서 제품앞에 설치된 반사판들로 비추도록.. 그리고 마지막 한개는 붐 스텐드에 매달려높이 떯어진 top에서 배경색의 젤라틴 필터를 장착한 채로 전체적인 세트 를 향해 비추도록 기본 세팅을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배경의 얼룩얼룩한 무늬들은 주로 카메라 양옆에 설치된 반사판으로 만든것들 입니다.. 이 반사판은 문방구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는 은박&금박&다양한 금속성 칼라 포장지를 구겨서 스프레이 본드로 하드보드에 붙인것 이고, 그것들의 거리와 각도, 구겨진 상태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반사된 빛의 어른거림들을  만들수 있습니다..^_^

빨간색의 커피메이커는 “커피 마인드”가 느껴지도록
따뜻한 암바계열의 배경에 노랑과 오렌지 톤 칼라를 …

흰색의 믹서(다용도 조리기구)는 신선한 야채와
연관이 있으므로 초록과 연두,화이트 그리고 노랑색을..

검은색의 토스터는 정열적인 레드와 따뜻한 식감의
오렌지와 전체적인 고급감을위한 묵직한 느낌…


이렇게 사진의 다양한 칼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경 자체의 색”에서…그리고 조명 앞에설치한 젤라틴 필터에서.. 마지막으로 구겨진 반사판의 칼라..등으로 다양하게 표현 되었 습니다… 며칠의 작업 후, 완성된 슬라이드를 넘겨 드렸을때…기뻐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생각 납니다.. “수정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그대로 출고가 되었습니다..광고주 분들도 매우 만족해 하셨구요..! ” 

“실장님…수고 많으셨 습니다.” 

<경쟁PT> 라는 것… 피를 말리는 “하고싶지 않은” 일 이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 가끔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 하고 점검 받는 “꼭 필요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제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집니다……  ” 나는 지금 <케스팅 보드>에서 지워지 않고 살아남을 위치에 있는가 ? 를…”   아주 냉정하게…….


광고주 / 삼성전자 대행사 / 제일기획
디자이너 / 이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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