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형을 연출하여 어떤 상황을 만든다는것”


저에게는 애착이 가는 작업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삼성전자의 “또하나의 가족”시리즈를 빼 놓을 수 없을 겁니다.
앞에서도 그에대한 글을 올렸습니다만..이번 “침이 꼴~깍(김장 편)”은 그 시리즈의 마지막편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방침에 따라 광고의 컨셉이 바뀌었고 다른 방향의 기업PR 광고가 진행 중이랍니다.. 각종 광고제 에서 큰상을 많이 받았고 주위의 관심을 끌며 많은 인기를 누렸고 광고효과 또한 대단했던 좋은광고라 생각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배경이되는 파란 하늘과 먼산 을 제외한 모든것이 실제로 제작된 세트 이며 마당의 넓이가 가로세로약 3m 정도 되는 커다란 세트 입니다.. 인형들의 키는 대략 30cm 정도이고 “클레이”라는 종이찰흙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졌고 각 마디와 마디가 움직일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인형의 동작을 바꾸는 일은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인형의 표정을 바꾸는 작업은 대단이 어려운 일입니다… 숙련된 에니메이터 분들이 정교한 도구로 클레이를 빚어가며 한시간에서 서너시간 까지도 걸리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촬영 계획과 완성된 그림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인형의 자세와 위치, 특히 인형의 정확한 표정등을 미리 결정 해야 하지요.. 막내 꼬마의 표정을 “아~”하고 입을 벌린 표정으로 할지..아니면 이미 한입 베어 물고 맛있어하는 표정으로 해야 할지.. 아무리 꼼꼼히 준비를 하고 회의를 해도 막상 세트를 조합하고 조명을 해놓고 카메라를 들이 대놓고 보면 이론상 아무 문제가 없을것으로 여겨지던 많은 상황들이 어긋나고 어색해지는 돌축 상황이 수도 없이 일어 납니다..

단순히 인형만을 촬영하는것 말고..”인형들을 연출하여 어떤 상황을 만드는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입니다… 인형과 인형의 관계와 확실한 의미…그 자세와 표정..놓여진 소품들의 위치와 또한 각각의 의미..마지막으로 늦은가을녘 오후 햇살의 느낌을 살려야하는 조명 컨트롤 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 거듭하다 보면..비로소 상상하던 동화속 그림이 조금씩 나타나는 겁니다..아주 조금씩…

동화속 환상적인 느낌을 내기위해 조명이 매우 중요 합니다.. “아론 존스” 의 “호스마스터”라는 특별한 라이트 페인팅 기구를 이용하여 촬영을 하는데.. 말 그대로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 입니다.. 대형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 시키고 “B”셔터로 개방한 후 스튜디오용 플레쉬 조명으로 기본적인 노출을 약하게 준 후, 강하고 세밀한 빛이 나오는 도구(?)를 가지고 인형의 구석 구석을 붓으로 칠하 듯 조명을 입혀나가는 방법 입니다..

포토그래퍼의 그때 그때의 손놀림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으므로 반복되는 여러번의 테스트를 거처야 하는  촬영 입니다.. 암튼, 어려운 과정을 겪고 무사히 출고된 이 작업이 몹시 정이 갑니다. 거기다가 소비자가 선정한 최고의 광고에 당당히 등극을 하였다는 군요.. 양회찬 국장님..신주연 대리님..그리고 이미지플러스의 문수위 대리님(에니메이터)과 여러 제작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런데 어쩌죠? 이제 삼성전자의 “또하나의 가족” 시리즈가 마지막이라는군요.. 아쉽게도…

 

광고주/삼성전자 홍보실 대행사/제일기획
디자이너/양회찬 신주연님
에니메이터/문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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