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F적인 생각 ] 고구려좀 빌릴까요? “


요즘 미국과 이라크 상황을 보면서 “빨리 강한 나라(?)가 되어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의 고구려 역사 문제를 접하면서는 “중국이 왜 저럴까??” 라는 생각 보다는 “우리 것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과 무신경”에 화가 났습니다…

안녕하셔요?

오늘은 KTF 기업PR 인쇄광고 촬영건…

(촬영 시안 입니다…)


상당히 무거운 책들을 올려놓을 선반… 어떻게 하면 튼튼하게 세울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단단한 콘크리트 벽에 선반을 설치하는 일이라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만… 합판에 벽지를 발라 벽을 세우고 선반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 1층 2층 선반 사이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으면서 전체 높이 조절도 가능해야 합니다… 튼튼한 C스텐드 2개를 놓고 슈퍼클램프4개와 L블라켓4개를 조합하여 선반을 걸 수 있도록 설치한 후 130cm가 넘는 나무선반 양쪽 끝을 그곳에 고정 시키고 움직이지 않도록 스텐드와 스텐드를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 둡니다…그래도 불안한 생각에 무거운 모래 주머니를 C스텐드 다리에 걸어주고 오토폴(auto pole)을 C스텐드와 나란히 설치한 후 두 기둥(오토폴과 C스텐드)을 노끈으로 단단히 묶어주고 세트를 마무리 했습니다… 용어도 낮설고…좀 복잡하죠??…ㅎㅎㅎㅎ

 


그 다음은 책들의 배치…
높이와 두께, 재질과 색상에서 오는 느낌에 따라서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고려하며 책들을 꽃아 나갑니다.. 적당한 간격과 틈을 섞어가며 넣었다가 뺐다가…순서를 바꾸기도 수십 번…고조선에서 부터 백제와 신라, 제일 중요한 고구려, 통일신라와 발해… 나중에 합성될 책의 이름을 고려하여 그에 어울리는 책을 고르고 나름대로 생각해둔 책의 순서에 맞추어 책꽂이 전체의 모습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책들을 배치하면서 거의 동시에 조명도 설치를 해 나갑니다… 책들의 위치와 크기..높이에 따라 빛의 느낌이 틀려지기 때문인데… 이번 촬영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힘들었던 부분 역시 조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좁은 각도로 빛을 모아주는 허니컴스포트 7개를 사용해 주로 책의 입체감과 질감을 살려주었는데.. 주로 “왠쪽 위 창문에서 45도 방향으로 비춰지는 따뜻한 느낌의 빛”이란 조명의 컨셉을 가지고 작업을 했습니다… 조명할 전체의 영역을 놓고 부분 부분 각각의 헤드(조명)가 맡을 영역을 나누어 헤드를 설치하고.. 빛의 세기와 굵기를 조절해 줍니다…이때 저는 주로 3˚~40˚에 이르는 허니컴 그리드를 사용합니다..

 


손까지 함께 촬영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예상대로 비례가 맞지 않고 외소 해 보이는 문제로 인해
따로 촬영해야 했습니다… 몇 벌의 중국 의상 중 가장 중국 스러운 옷을 선택, 원래의 세트를 배경으로 하고 책꽂이를 비추던 3개의 조명을 손과 팔에 맞게 조정, 붉은 비단옷의 중국무늬(?)가 잘 살수 있도록 조명의 위치를 조절해 줍니다… 고구려용(?) 책의 위치와 각도를 신중히 결정하여 고정시킨 후, 그 책을 잡고 빼 내는 손의 모습을 미세한 손의 변화와 구부러진 팔의 각도 에 변화를 주며 촬영을 했습니다..

 


처음 사진을 시작 할 때…
1안 반사식 카메라 한대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어렵사리 pantax MX를 손에 넣었을 때… 달랑 표준랜즈 하나밖엔 없었지만.. 세상을 모두 다 담을 듯 뜨거운 열정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전공 하면서는 스튜디오에서 쓰는 파워팩이 따로 달린 스트로보 조명이 무척 갖고 싶었고… 어렵게 어렵게 헤드 두개 딸린 조명을 구했을 때… 좁은 제 방에다 스튜디오(?)를 꾸며놓고 온갖 잡동사니를 다 가져다 놓고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참 많이도 찍어댔습니다..ㅎㅎㅎ 조명 헤드 한개만 더 있으면 더 멋지게 찍을 수 있을 텐데…아쉬워하면서 말이죠…ㅎㅎㅎ


이번에 “고구려 좀 빌릴까요?”를 촬영하면서 사용한 조명용 헤드의 수가 8개…파워팩이 3개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헤드의 수를 세어보니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었고.. 그 중에 관리가 잘 안돼서 바로 쓸 수 없는 헤드가 3개… 먼지가 보얗게 앉은 헤드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토록 소중한 고구려 문화재가 우리의 무관심과 안일함 속에서 허술하게 방치되고 훼손되어 마침내 사라져가는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무뎌져만 가는 작은 가치의 소중함 들이 어쩌면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성실한 노력들을 조금씩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헤드 위에 보얗게 쌓인 먼지들을 바라보면서… 마치 제 마음에 쌓인 먼지를 보듯 “헤드 한개만 더 있었으면…” 했던… 소박한 그때 마음들을 회복 하고 싶습니다…

 

광고주/ KTF 대행사/ 제일기획
아트바이어/ 구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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