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그녀들의 스타일리쉬 맥주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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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맥주에서 생산하는 식이섬유를 함유한 여성용 저 카로리 맥주 “S(에스)”가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로 새롭게 리뉴얼 되었습니다.
기존의 저칼로리 식이섬유 맥주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칼로리를 더 낮추고, 로고와 라벨 디자인을 좀 더 가볍고 산뜻한 느낌으로 바꾸면서 신제품의 패키지용 이미지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S맥주는 고발효도공법(Super Attenuated Brewing)을 통해 맥주에 남는 탄수화물을 극소화하여 일반 맥주보다 칼로리를 1/3 더 낮췄다는 것에 착안해 “가볍게 공중부양 된 맥주”로 촬영의 컨셉이 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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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제품을 허공에 띄우는 방법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아마도 와이어액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줄에 매달아 촬영하고 후반작업을 통해 줄을 지우는 방법인데 맥주병 정도의 무게라면 강철 와이어 보다는 얇고 투명한 낚싯줄 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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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튼튼하고 무게가 나가는 C형 스탠드에 미니 붐을 설치하고 병 목 부분과 라벨 아랫선에 낚싯줄을 묶어 붐 스탠드에 매어달고 낚싯줄의 길이를 조절하면서 제품의 기울기와 방향을 조절해 주었습니다. 바닥에서 너무 높으면 긴장감이 약해지고 너무 낮으면 떠 있는 느낌이 들지 않으므로 적당한 높이에서 바닥에 병의 그림자가 확실하게 맺히면서 긴장감이 느껴지는 위치에 병을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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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설치와 병의 고정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 조명을 설치합니다. 기본적으로 소프트박스를 탑 위치에 높게 설치하여
세트 전체를 커버하도록 필라이트로 사용하고 허니컴스포트가 장착된 두 개의 조명으로 배경 중앙에 회화적인 그라데이션의 톤을 만드는 동시에 초록색 맥주병의 투명 감을 표현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보통 갈색의 맥주병들처럼 투명도가 떨어지는 짙은 병들은 배경의 밝은 톤이 병을 투과하면서 투명감을 표현하도록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병의 뒤쪽에 병보다 작은 크기의 반사판을 설치하고 그 반사판을 비추도록 따로 조명을 설치해 투명감을 살려주어야 합니다만 이번 촬영의 경우 초록 병의 투명도가 높아 배경의 밝은 톤을 통과시켜 투명감을 주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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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병을 바라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투명한 느낌들이 미세하게 변하므로 가장 보기 좋은 투명감이 표현되는 동시에
배경의 톤과 병의 기울여진 각도 등이 동시에 충족되는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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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비추는 두 개의 조명 중에 병 쪽에 가까운 조명은 배경의 하이라이트를 만드는 동시에 병의 몸통 한 부분을 비추어 바닥에 그림자를 생기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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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바닥에 그림자가 없다면 “공중부양”이라는 느낌 자체가 들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병의 그림자 모양과 농도의 조절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세심한 조절이 필요했던 부분입니다. 강한 허니컴스포트로 병의 몸통부분을 직접 비추다 보니 글로시한 병에 동그란 조명의 하이라이트가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은 유백색 아크릴판을 설치해 병에 투영되는 조명 하이라이트의 형태를 부드럽게 확산시켜 주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닥에 생기는 병 그림자의 형태가 지나치게 흐려지지 않도록 아크릴판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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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품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라벨이 제대로 밝혀지도록 카메라 왼쪽 전면에서 허니컴스포트 조명으로 라벨을 비추어 주는데. 가장 좁은 3도 각도의 허니컴그리드를 엘린크롬 모노헤드에 장착해 사용했습니다. 엘린크롬 모노헤드 RX600의 경우 광량 조절이 매우 세분화 되어있고 정확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조명을 구성한 후에 2% 아쉬운 부분을 산뜻(?)하게 만들어 완성도를 높이는 용도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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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beer.com/index.asp

 

대부분의 촬영이 그렇겠지만 이 번 촬영도 “잘 찍어야한다”는 부담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했던 것 같습니다. 기업의 얼굴격인 대표상품의 디자인이 바뀐 것을 “세상에서 가장 잘 표현해야만 하는 일”이다보니 모든 제작진들이 긴장하게 되고 부담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아무리 간단해 보이는 촬영에도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소심한 성격 탓도 있겠지만 이정도 경험을 쌓았으면 자신감이 생길 것도 같은데 촬영을 앞두고 이 번 프로젝트를 또 어떻게 감당할까를 고민하며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처음 광고촬영을 할 때 저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때의 설레임들, 두렵고 떨리던 마음들은 제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고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인 오늘 저의 모습이 아직도 이 바닥에 살아남아 카메라를 잡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보았습니다. “이정도면 됐다”라는 생각 속에서 더 이상 고민하는 것을 멈추어버린 채로 평범한 이미지들을 쏟아내면서 스스로의 설 자리를 좁혀가고 있지는 않은지요?

 
<camera&lens / fujiGX680 135mm phaseone P45+ digitalback >

<광고주/ 하이트맥주 대행사/ 오래와 새 아트디렉터/ 윤정현 아트디자이너/ 한상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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