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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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의 첫 번째 재료는 정성입니다” 이번에 촬영한 미스터피자광고의 헤드 카피입니다. 광고의 비주얼은 미스터피자로고를 직접 이미지로 만드는 것.  “도우”라 불리는 밀가루반죽과 그것을 던지는 손을 촬영하는 일이었습니다. 평소에 무심코 보던 미스터피자의 로고는 “Mr Pizza”라는 영문 글씨가 눈에 들어왔을 뿐, 앞에 작은 그림의 형태나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도우를 던지는 손”을 형상화 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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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시안입니다^^)

  아침 일찍 광고주 측에서 “도우”를 가득 싣고 전문가 두 분이 오셨는데 두 분은 손의 모양과 던지는 스타일도 만들어지는 도우의 형태도 많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마치 큰 호빵 같은 밀가루반죽 “도우”를 숙련된 솜씨로 회전하듯 공중에 던지면 둥근 지름이 점점 커지고 얇아지면서 피자의 형태를 갖추어갔습니다. 일정기간 저온에서 숙성시킨 “도우”는 계속 던질수록 커지기 때문에 적당히 커진 다음부터 너무 커지기전까지 촬영해야 하는데  한번 던지고 커져 버린 도우는 재 사용을 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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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은 도우가 던져지게 될 일정한 영역의 한 지점을 기준으로 가능한 한 넓은 영역에서 동일한 효과가 나오도록 맞추어 놓고
될 수 있는 대로 그 영역 안에 도우가 던져지도록 호흡을 맞추어가야 합니다.  왼쪽에서 소프트라이트리플렉터가 장착된 브론컬러 펄소G헤드를 메인조명으로 설치하고 오른쪽에 엄브렐러로 보조광을 줍니다. 왼쪽 후방상하 45도 반 역광 위치에서 효과광으로 도우가 던져질 지점을 비추도록 허니컴스포트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손과 도우가 같은 조명을 받은 느낌이어야하기 때문에 “왼쪽이 밝고 오른쪽이 약간 어두우면서 쉐도우가 강하고 왼쪽 뒤에서 역광의 하이라이트가 반짝”하는 조명의 기조를 유지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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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속촬영이 가능한 스트로보를 사용해야한다는 점.
일반적인 스튜디오용 스트로보 조명들도 번쩍 하는 섬광을 발하지만 그 번쩍하는 섬광은 생각보다 느린 것이 많고 빠른 물체를 정지시킬만한 빠른 섬광을 내는 스트로보조명들은 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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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스트로보의 스팩상에서  “듀레이션 타임(섬광지속시간)”이라고 표시되며
이것이 짧은 스트로보(최소한 1/1000sec 이상)를 사용해야 던진 물체나 점프하는 모델 등을 정지시켜 촬영할 수 있습니다. 촬영의 시점도 매우 중요한데 어떤 피사체이든 아래서 위로 던질 경우 올라가는 도중이나 내려오는 도중은 속도가 빠르므로 흔들리기 쉽고 올라가던 물체가 내려옴으로 바뀌기 직전(데드포인트)에 셔터를 누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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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라는 처음의 계획은 도우를 직접 던지면서 반죽의 형태와 손의 모양이 가장 로고 스러운 것을 잡아내는 것이었지만
제대로 안될 경우를 대비하여 손과 반죽을 따로 촬영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습니다. 또한 반죽의 형태가 공중에서 제대로 된 형태로 펼쳐지지 않을 것에 대비하여 음식모형을 제작하는 곳에서 로고의 형태와 닮은 도우 모형을 제작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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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 모형도 실제로 던지면서 찍는 방법과 원하는 형태와 각도로 고정시키고 정교한 조명을 통해 촬영하는 쪽 모두를 시도하였습니다.
도우를 던지는 손도 실제 피자를 만드는 ‘전문가의 손’과 ‘전문 손 모델’을 모두 섭외 했고 ‘깨끗한 손’과 밀가루 반죽을 만지던 ‘현장의 손’을 모두 다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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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모델로 “도우를 던지는 손”을 연출하여 촬영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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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 지는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남들보다 더 생각하고 더 준비해야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어쩌다가 화려하고 멋진 모델이나 컨셉트를 만나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아주 평범해서 어쩌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맹물이나 흰 종이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도 이미지를 만들고 이야기를 풀어 감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분야가 광고사진인 것입니다.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은 화려하거나 그렇지 않거나를 떠나서 일반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쉽게 얻어지는 결과물들이 결코 아닙니다. 

 

어쩌면 최종결과물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거나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는 작은 이미지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준비해서 촬영해 두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분야인 것입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사는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만 일로서 만난 사진은 결코 호락호락한 즐거움만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지루하고 힘든 인내의 시간들을 함께 안고 갈 단단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사진 속에서의 진정한 기쁨과 보람을 누리게 될 것 입니다.




<광고주/미스터피자  대행사/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디렉터/유종희 

    아트디렉터/이기혁 방유빈  카피라이터/황원미 채선화  
AE/이지연 최기영 
컴퓨터아트워크/육종관(파인)
스타일리스트/이은경 
도우 전문가/박성민
이문기(도우매직쇼드림팀)>


< camera/fujiGX680 lens/fujinon 80mm, 135mm,  

  phaseone p25 digitalback, c1pro  
lighting/broncolor grafit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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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빛은 찍을 수 있다.
보이는 빛이 전부가 아니다.
낡은 것은 낡은 채로, 비어있는 것은 비어있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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