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백설 프래시안 돼지고기^^

cj의 백설 프레시안 촬영 건으로 제작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돼지고기>로 <꽃>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는 담당자의 간단명료한 설명이 있었고 가장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놓고 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꽃으로 보여 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돼지고기의 시즐감을 잘 살려 신선한 돼지고기로 보여 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살짝 얼린 고기를 샤브샤브 용으로 얇게 썰어 둥글게 말아 꽃잎을 만들어 접시에 세팅하고 줄기와 잎을 신선한 야채로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바닥에 놓고 탑 위치에서 내려다보며 촬영을 한다는 기본 안을 놓고 그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샤브샤브 에는 쇠고기를 쓴다는 문제가 있었고 그 때문에 샤브샤브 보다는 일반 삼겹살처럼 어느 정도
두께가 느껴지게 썰어야 돼지고기로 보인다는 쪽으로 수정이 되었습니다. 또한 바닥에 놓고 촬영을 할 경우 공간감을 살리기 힘들뿐 아니라 입체적으로 만든 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 할 거라는 점이.. 그리고 “일반 고깃집에서 고기를 예쁘게 담아 테이블위에 얹어놓은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결국에는 접시를 바닥에서 띄우고 줄기와 잎을 세워 마치 “꽃병에 꽂아놓은 꽃”처럼 세팅하고 이것을 정탑이 아닌 60도 위에서 촬영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세팅된 모양과 신선도를 유지하기위해 대형 아이스박스 안에 드라이아이스를 채워 냉동고를 만들고
뚜껑을 반쯤 덮은 다음 그 속에서 돼지고기를 세팅하도록 했습니다. 고기를 일정한 두께로 자르기 위한 육절기도 랜트를 해왔습니다. 빛을 투과하는 유백색 아크릴판이 깔린 촬영대(맨플로토 제품) 위에 키 작은 미니 스텐드(함마 제품)를 올려놓고 스텐드 위에 접시를 붙이기 위한 고무 흡착 어댑터(맨플로토 제품)를 설치합니다.

 


50mm 광각렌즈를 장착한 GX680카메라를 60도 정도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가능한 한 접시에 미니스탠드가 반 정도 가려지도록 세팅하고 
줄기역할을 할 마늘종을 다발로 묶어 스탠드의 나머지 부분이 가려지도록 하고 줄기의 형태가 약간 S자 라인이 생기도록 세팅해 주었습니다.

 


잎사귀용 쌈 재료들을 이것저것 테스트해 본 후,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깻잎을 선정했고 크기차이가 나는 2~3개의 깻잎을 서로 어긋나도록 다른 높이에 고정시켰습니다. 
이때는 카메라 파인더를 보면서 최적의 위치를 결정하고 얇은 할 핀으로 줄기(마늘종)에 고정시키고 고무찰흙으로 꽃꽂이용 얇은 철사를 아크릴바닥에 새워 깻잎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보완하도록 지지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허니컴 그리드 2개로 하나는 45도 왼쪽 위에서 접시를 비추도록 하고 나머지 하나로는 줄기와 깻잎을 비추도록 세팅하고 소프트박스를 이용해 전체적으로 필 라이트를 주었습니다. 아크릴판 아래쪽에 스트로보 헤드 2개를 낮게 설치하고 허니컴 그리드를 달아 아크릴판에 꽃의 외형에 어울리는 형태로 비추면서 배경에서의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만들도록 해 주었습니다.

 


접시위에 세팅된 돼지고기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손잡이가 달린 조리용 채에 드라이아이스를 담아 가까이서 흔들어주며
차가운 김이 베어들도록 하면서 깻잎과 줄기에 신선한 물방울들이 맺히도록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어야 합니다.  선홍빛의 쇠고기에 비해 다소 검붉게 보이는 돼지고기의 컬러자체가 별로 예쁘게 보이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최종 셀렉트 된 A컷 이미지 입니다)

얼어서 하얀 성에가 느껴지는 고기표면이 살짝 녹기시작 할 때가 가장 신선해 보이기 때문에 세팅 된 접시를 올려놓고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뜨거운 모델링 라이트를 끄고 신속하게 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정신없이 한해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벌써 3월호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3월이라니..
얼마 전 저의 은사님께서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라는 놀라운 일을 해 내셨고 그것을 축하하기위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99년 말 간암으로 간 절제수술을 받으신 후로 마라톤을 시작하셨고 7년여 만에 풀코스(42.195km) 100회 완주라는 쾌거를 이루신 것이었습니다. 숨이 턱에 차오르고 심장이 터져 죽을 것만 같았을 수많은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셨을까 생각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그 놀라움이 더해만 갔고 세월 운운하며 나약한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주셨습니다. “병호, 너 운동 안 하는구나.” 한마디 하시더군요. 작년 건강검진에서 “복부비만”과 “콜레스테롤 어쩌구..” 하면서 경고를 받은 터라 은사님의 말씀 한마디는 더욱 예사롭지 않게 들립니다. 그 좋아하는 돼지삼겹살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여러분들은 건강 하십니까??

 

광고주/씨제이 대행사/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양영옥 아트바이어/이해영
에이이(AE)/박정기,손영욱 카피라이터/원혜진
컴퓨터아트워크/육종관(파인) 
푸드스타일리스트/정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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