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펠 콰트로…

아우디에서 나오는 풀타임 4륜구동 자동차를 “콰트로”라고 부릅니다만 문이 4개 달린 삼성전자 지펠 냉장고의 이름도 “콰트로” 입니다. 양문 형 대형 냉장고에 아래 칸 두개 서랍이 앞으로 나오는 형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4개의 문들이 열린다는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주로 앵글)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얼마나 위에서 내려다 볼 것인가 그 정도의 차이를 놓고 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스튜디오를 선정하면서도 자동차 촬영 전문가나 돔 스튜디오의 사용 등 까다로운 조건들과 부딪히며 힘든 과정들을 지나야 했었지만.. 결국에는 천정높이 320cm 의 저희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희 스튜디오는 비교적 출입문이 큰 편이어서 웬만한 큰 물건들도 어렵지 않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만, 이 물건(?)은 스튜디오 문손잡이를 떼어내고서야 간신히 들여 올수가 있었습니다.


cf촬영 때 사용했던 대리석 문양의 바닥재(타일)를 깔고 그 위에 냉장고를 올려놓았습니다.
카메라 스탠드에 fuji GX680 카메라를 설치하고 50mm 광각렌즈와 와이드 자바라를 장착한 후, 최대한 위로 올려놓고 아래로 냉장고를 내려다보았습니다. 320cm의 결코 여유롭지 않은 천정 높이였지만 다행히도 바라는 높이에서 냉장고를 내려다 볼 수 있었고 오히려 약간의 여유가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로우앵글에서의 카메라 세팅 모습입니다.)


이번 촬영의 조명은 텅스텐 지속 광이고 주로 스트로보의 모델링 라이트를 이용해서 촬영이 이루어 졌습니다.
냉장고의 왼쪽 옆에 천정을 향하도록 로봇 팔을 이용해 스트로보 헤드를 설치하여 천정 바운스 라이트로 전체적인 촬영영역을 커버하도록 필 라이트를 주었고 냉장고 좌 우 측문과 아래 서랍 앞면을 비추도록 각 각 몇 개의 허니컴 스포트를 설치하였습니다.  하이글로시 재질의 광택 면에 반사가 생기지 않으면서도 고유의 표면 무늬가 잘 살도록 각각의 조명 각도와 범위(허니컴의 종류로)를 조절해야 하며 가능한 한 각각의 <열린 냉장고 문짝들의 표면>과 <예각>이 되어 입체감이 살도록 주의 깊게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다행히도 지펠 냉장고의 자체 내부 조명은 매우 밝고 구석구석 고른 편이어서 따로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자체 내부 조명만으로도 촬영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촬영조리개가 f22이고 셔터속도 8sec로 촬영이 이루어 졌습니다. 
냉장고의 위에서 아래까지 선명해야 하는데 너무 앞쪽이나 뒤쪽에 포커스를 맞추어선 안되며 대체로 냉장고의 중간 위쪽(2/3)에 초점을 맞추어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며 매번 촬영 때마다 초점을 확인하고 체크를 해야 합니다.

( 최종 A컷 이미지 )

마지막으로 촬영 준비가 된 후, 마지막 셔터를 누를 때는 반드시 카메라와 스탠드와 연결된 모든 장비에서 손을 뗀 다음, 한 박자 여유를 가지고 카메라가 미세한 흔들림을 멈추는 순간 까지 기다렸다가(보통 5~10초)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케이블 릴리이즈를 사용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내부의 스피커진동이나 조명의 팬 혹은 에어컨 바람과 스텝들의 움직임, 바깥 공사장의 소음이나 진동까지 신경을 쓰면서 항상 긴장된 상태로 셔터를 눌러야 합니다.



제가 작업 할 때 촬영 세트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서 모니터를 볼수없을까? 를 고민하며 만든 물건(?)입니다.
로보트팔에 에이조cg19를 매달아 모니터케이블 10m 짜리로 연장하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도록 했습니다^^

저와 같은 보통의 사람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나 상황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거나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뒤로 물러서서 피하거나 적어도 고민을 하게 되지요. 광고사진을 하다보면 대처해야할 상황이나 다루게 될 피사체가 무척 다양하고 대부분의 경우 촬영하는 방법이나 장비들도 각각 틀려져야 하는 예측불허의 상황들이 자주 발생하게 되고 대부분 항상 새로운 것, 고급스럽고 멋진 무언가를 찾아 헤매게 되는 요즘 광고 성향들을 감안해 본다면 매 번 촬영이 걸릴 때 마다 새로운 상황이고 초긴장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어떨 땐 촬영에 대한 부담과 긴장감 때문인지 일을 맡기가 두려워지고 회피하고 싶을 때도 솔직히 있습니다만 그때마다 다시금 자신을 추스르고 용기를 내곤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뽑아낼 최선의 준비 말이지요. 장비나 소품 공간 등 외적인 준비와 함께 현재 익숙한 것들에 흠뻑 젖어 꿈쩍거리기조차 싫어하는 무거운 자신을 허물고 새로운 것에 몸을 내 던질 수 있는 마음의 준비(용기).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더 무거워(?) 지겠지만 언제든 훌훌 털고 가볍게 날 수 있는, 그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광고가 신문에 나온다는 것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지펠 냉장고가 스튜디오에 들어올 수 있을까?” “무거울 탠데 혼자서 어떻게 하지?” “천정도 낮은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앵글이 가능할까?” “전체가 번뜩이는 하이글로시 제품이라 조명을 어떻게 하지?” “정말로 돔 스튜디오로 가야하나?” “나보다 잘 찍는 전문가가 많을 텐데 잘 할 수 있을까?” 등등 이런 저런 새로운 상황에 대한 끝도 없는 두려움과 싸워 이겨낸 값진 전리품인 것을..

광고주/삼성전자 대행사/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이유신 아트디렉터/박보람
아트바이어/구광서 에이이(AE)/김화경
카피라이터/안상헌 컴퓨터아트워크/변정훈(ADA) 

process/c1pro,
lighting/speedotron elinchrom yaeg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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