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에서 신기한 물건(?)이 나왔습니다.

엡손에서 신기한 물건(?)이 나왔습니다. 보통은 컴퓨터의 모니터 출력 케이블을 통해서 프로젝터와 연결이 됩니다만 이 물건은 케이블 없이 무선 랜을 통해 영상신호를 받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선이 없는 프로젝터’ 저 한테만 신기한건가요??..ㅎㅎㅎ

 


촬영 하루 전에 프로젝터가 도착을 했고 웹 하드를 통해 촬영 시안을 받았습니다.
전화로 촬영회의(?)를 하고 테스트 촬영된 결과를 웹 하드로 보내드렸고 그것을 참고로 배경의 재질과 칼라, 전체 분위기와 밝기 등을 미리 결정하고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촬영 시안 입니다.

촬영을 준비 하면서 보통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의외로 배경이나 바닥의 재질입니다. 이런 일에는 항상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데 ‘세련된’ 혹은 ‘고급스러운’으로 시작되는 “사무실용 혹은 회의실용 탁자 위의 상황”이 배경의 컨셉 이었고 여러 말들이 오간 후, 월낫(진한 고동색)계열의 무늬목과 가는 스크래치가 있는 금속판 등 2가지로 압축하여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멀쩡한 모니터 연결 케이블을 가위로 자르고 그 잘린 선의 단면이 거칠게 뜯겨져 나간 것처럼 실감나게 연출을 한 후, 커넥터 쪽을 글루건을 이용해 프로젝터에 붙이고 잘려나간 다른 쪽은 프로젝터 쪽 케이블과 동일선상에서 떠있도록 세팅해 주었습니다.
이때 케이블의 세팅에 따라서 가위와 손의 위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EPSON 로고와 위쪽 여백 등 전체 레이아웃을 고려해 가면서 케이블의 위치와 절단할 지점을 결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빛을 다루며 조명을 할 때 허니컴 스포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스트로보 헤드에 허니컴 그리드를 장착한 것으로 빛을 둥글게 모아주고 둥근 가장자리가 점차적으로 어두워지도록 자연스러운 그라디에이션을 만들어 줍니다.
벌집모양 그리드의 촘촘한 정도에 따라 빛의 둥근 지름을 조절할 수가 있는데 보통 스트로보 헤드에 6인치 리플렉터(반사 갓)용 허니컴 그리드를 많이 사용하며 대체로 3° 10° 20° 30° 40°의 제품 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허니컴 스포트를 프로젝터 바로 위에서 비추며 제품의 위쪽 표면에 생기는 빛의 번쩍임이  자연스럽도록 조명의 위치와 거리를 조절해 줍니다.
다른 두개의 허니컴 스포트로 하나는 프로젝터 우측 뒤쪽에서 반 역광으로 제품의 오른쪽 외곽 라인 하이라이트를 만들어주면서 검은 모니터 선과 가위를 함께 비추도록 하고, 또 다른 하나로는 무선 랜 카드 와 손을 비추도록 왼쪽 위 사광의 위치에 설치해 줍니다. 다음으로 프로젝터 앞 적당한 거리에 흰색 반사판을 설치하고 프로젝터 렌즈를 통해 나온 강한 빛을 반사시켜 촬영세트 전체에 되비추도록 일종의 필 라이트로 활용을 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극장과도 같은, 실제로 상영되고 있다는 사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섬광인 허니컴 스포트와 지속광인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을 함께 섞어 촬영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조리개 수치는 허니컴 스포트의 밝기를 스트로보메타로 측정하여 세팅하고 그 조리개 값을 기준으로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을 일광노출계로 측정하여 셔터속도를 결정하면 됩니다.
실제로 셔터속도가 2sec, 조리개 값이 f22였고 셔터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손 모델 촬영 시 절대로 움직이지 말라고 당부해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제 상식으로는 모니터 케이블의 종류나 그 수준에 따라서 모니터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워낙 예민한데다 데이터 량도 많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 주변기기들처럼 무선화 하기가 힘 드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떡하니 제 앞에 놓여진 이 물건을 보고 있자니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제 작업실과 집에서는 무선 인터넷이 됩니다만, 센트리노 칩을 쓰는 무선 노트북을 여기 저기 가지고 다니면서 쓰다보면 참 편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연결된 선이 하나도 없는 노트북에서 인쇄명령을 내렸을 때 건너 방이나 사무실 구석에 떨어져 있는 프린터에서 지~잉 모터 소리가 나며 인쇄물이 출력이 될 때는 아직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비록 모니터가 아닌 프로젝터이긴 하지만 모니터의 무선화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마음이 설래 입니다.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넓지 않은 스튜디오지만 디지털로 촬영 한 후, 모니터가 있는 곳까지 와볼 필요 없이 무선 LCD 모니터를 로보트 팔에 매달아 놓고 무선 마우스나 터치스크린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셔터를 누르게 되리라는 조금은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으니까요.

 

멋진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바쁘게 살며 늘 쫒기는 듯 한 삶을 살다 보면 이러한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는 문명의 멋진 혜택들이 그저 당연한 것들로 여겨지고 더 이상 신기할 것도 그 편리함의 의미도 잊고 살기 쉽습니다. 혹시 우리들은 이미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경이로움과 만족감을 뒤로 한 채로 오히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며 인상을 쓰거나 불만에 가득 차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벌써 많이들 쓰고 계시더라구요 무선 마우스…
블루투스 방식의 애플 마우스는 10m 가 넘게 떨어진 곳에서도
포인터를 움직이더군요. 너무 멀어서 모니터가 안 보인다는 게
오히려 흠이지만 말이죠..^^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감사와 여유를 회복하고 나니..
제 주변엔 저를 신기하게 만드는 고마운 친구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ㅎㅎㅎㅎ

 

광고주/ 한국 엡손 대행사/ comon 21
아트 디렉터/ 손운익 디자이너/ 최인정

camera/ fuji GX680 180mm
phaseone P25 digital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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