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수함..그 동심(童心)으로의 회귀(回歸)”


sky 광고의 매력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세련미에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광고에서 간결함과 세련미를 갖춘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비싼 제작비와 매체 사용료를 지불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한정된 지면에 해야 할 말과 보여줄 이미지와 전달할 내용 등을 모두 보여 주기를 원하게 되고 보통은 이런 점 때문에 실제 광고를 제작하는데 많은 고민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광고의 퀄리티를 생각하는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의 입장이 있고…
작품성 보다는 경제적인 실리를 추구하는 광고주의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견해는 늘 평행선을 달리며 상충될 때가 많고.. 대부분은 광고주(갑)의 의견을 들어줘야하는 “을”의 입장이기에 아쉬울 때가 많이 있죠.. 그런 의견들을 모두 수용할 경우 결과적으론 광고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복잡하게 되고 단순한 내용의 전달일 뿐, 고객의 시선을 끌거나 마음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 “광고공해”라는 오명을 쓴 채로 외면당하게 됩니다.. 광고효과는 오히려 “역 효과 ”… 많은 돈을 들여 단지 광고주 개인의 자기만족을 이루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늘 작품성에만 치우친다면 객관성과 대중성을 잃기 쉽습니다… 광고를 하지 말고 pine art(순수예술) 를 해야 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는 퀄리티와 객관성을 모두 충족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고.. 가징 적절한 지점에서 선택과 타협(?)을 해야 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 입니다..^^ 다른 sky 시리즈도 마찬가지지만 피노키오의 촬영도 언듯 보아서는 별로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저의 경험상.. <광고주의 기대가 크고 간단해 보이는 촬영>일수록 더욱 까다롭고 힘들어 집니다.. 화려한 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 보다는 단순한 달걀의 톤을 정밀하게 표현하는 일이 훨씬 어려운 것처럼 촬영으로 확실하게 티(?)를 낼수 없어 보이는 간단한 촬영일수록 더욱 부담이 가고 힘들어 집니다…

 

피노키오 인형은 디즈니 만화 주인공의 피노키오
이미지를 탈피하여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사진을
참고로 목각 전문가 에게 의뢰하여
제작을 했다고 합니다..

 


주인공인 피노키오는 어두운 분위기에 45도 역광을 주 조명으로 사용,
하이라이트 부분이 형태감을 강조하도록 했고, 앞쪽에 약한 반사광을 주어 어두운 부분에 디테일을 살려 주었 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45도 후방에서 메인 라이트로 사용된 조명의 종류인데..

 


부드러운 소프트 박스를 사용했을 경우,
하이라이트가 부드러워지면서 밝기의 변화가 완만하고 콘트라스트가 약해지는 반면나무의 질감을 잘 살릴 수가 있었습니다..(위의사진 입니다)  스포트 라이트를 사용했을 경우, 강한 하이라이트와 높은 콘트라스트로 의도하던 강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나무의 질감이 잘 살지 않고 허옇게 날라가 버려 문제가 되었습니다… (아래사진 입니다)

 


결국은 카메라와 인형을 고정한 채로 촬영하되.. 강한 스포트 라이트로 촬영한 사진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그위에 부드러운 조명에서 촬영한 사진의 얼굴(특히 눈)부분 디테일을 합성해 넣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레이아웃을 위해 배경을 따로 촬영해야 하는데… 녹색 종이 배경에 스포트 라이트로 부분적인 톤의 변화를 만든 후, 최단 촬영거리로 초점을 훨씬 벗어나게 한 후 얕은 심도의 조리개 값으로 촬영을 합니다..

 


종이 배경의 특성상 약간 구겨진 결점들도 얕은 심도에 의해 깔끔하게 정리가 되고…컴퓨터에서 쉽게 만들 수 없는 자연스러운 톤의 배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세련미” 가 있는 광고를 만든다는 것.. 그것은 곧 열린 안목과 세련된 마인드를 가진 “멋진 광고주”가 존재함을 의미 합니다… 이번 sky 촬영 에서는 실제로 광고를 만드는 디자이너와 결정권을 가진 광고주가 핫-라인으로 통화하고 그때 그때 다이랙트로 컴펌을 하며 진행을 하더군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 이었습니다.. 이번 촬영을 책임지고 있는 디자이너분 역시 감각 있는 분이지만 그 디자이너와 느낌을 공유하고 믿고 맡겨주는 광고주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과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확신에 찬.. 고집(?) 있는 디자이너와 그를 밀어주는 광고주… 그 만남이 sky 의 it”s different 시리즈를 만들고 있었 습니다..

 

컨셉 설정 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광고주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디어를 수용한 것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sky가 싫어요…!! ”  문구만 읽고서는 자칫 부정적인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그 만큼 확신에 찬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제품에 대한 신뢰감이 가는… 좋은 컨셉이라 생각이 됩니다.

저는 <스튜디오를 경영한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사진을 좋아해서 <사진 작업실>을
갖고 있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지금도..

 

나이가 들면서 어쩔수 없이 기성세대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과 동심(童心)을 잃지않을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그러나 그것은 참 어려운 일이더군요..잘 안됩니다…다른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아갈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어쩌면 시대를 거꾸로 산다거나….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실험적인 삶이기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왠만한 사건이나 작품에 별로 놀라거나 감동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복잡한 세상은 우리 감성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가나 봅니다.. 모든 풍부한 상상력과…순수한 열정과…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에 옮길수 있는… 그런 어린 아이의 순수함들을 잃지 않을려는 작은 노력들…. 그런 마음만 가질수 있어도.. 조금은 순수했던 우리나 저의 모습들이 회복될수 있지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릴적 텔레비전에서 피노키오 만화영화를 보며.. 무시무시한 시커먼 고래 때문에 두눈을 가려야 했고… 떡갈나무의 요정을 보면 그날밤 아름답고 신비로운 꿈을 꾸었던… 그런 순수함을 회복하고 지켜나가는일… 저의 사진가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렸 습니다… 어제밤 우리 7살 딸내미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었습니다… 벌써 제목을 잊었지만…놀이터에 버려진 강아지 이야기 였는데.. 한참을 듣던 아이가 “아빠 왠지 슬프다”..하며 눈물을 글썽거리더군요…

광고주/sk tellecom 대행사/TBWA korea
디자이너/양준호 님 

camera/ contax 645 with 120mm micro lens
fuji GX 680 with 180mm lens kodak DCSproback
645-C & kodak EPP 120mm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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